경제중심 종합일간지 이데일리가 코로나19 백신 공급 관련 기사를 단정적으로 썼다가 추후 기사를 수정해 비판받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제약사의 주가가 기사 하나로도 크게 오르내리는 민감한 상황이라 큰 비판이 일었다.

16일 오후 4시경 이데일리는 ‘[단독] 국내 아이큐어, ○○○(백신 개발업체명, 원문에서 공개) 코로나19 백신 공급’이라는 기사를 통해 아이큐어라는 제약사가 ○○○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단독보도했다. 부제에는 “아이큐어 ‘오늘, 내일 내로 발표예정’”이라고 쓰여있었다.

오후 5시경 기사 제목은 ‘[단독] 국내 아이큐어, 미국 대형 제약사 코로나19 백신 공급’이라고 바뀌었다. 부제 역시 “아이큐어, 미국 대형 제약사와 사업 추진중”이라고 수정됐다. 백신 개발업체명인 ○○○이 빠지고 ‘공급’에서 ‘공급 추진’으로 바뀐 것.

이후 또다시 ‘[단독] 아이큐어, 미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수입·공급 추진’이라고 제목을 수정했다.

▲최종 수정된 이데일리의 기사.
▲최종 수정된 이데일리의 기사. 제목에서 미국의 특정 제약회사의 이름이 빠지고 '공급'이라는 단어가 '공급 추진'이라고 수정됐다. 

코로나19백신 공급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단독’을 달고 나온 보도여서 기사 수정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특히 기존에 ○○○와 계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산 또 다른 제약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해당 기사의 포털 댓글에는 “사업 변화는 다음 달인데 벌써 계약을 한 것인지 할 것이라는 뜻인지 헷갈린다”, “기자라면 한마디 한마디에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모르시나. 사실 확인 안된 기사 때문에 10분 만에 주가가 하나는 폭락, 하나는 폭등했다”, “이런 식으로 기사를 올려서 한 회사는 하한가를 만들고 한 회사는 상한가를 만들어놓고 기사를 수정하면 어떤 이익을 얻는 것이냐”는 비판 댓글이 달렸다.

심지어 청와대 청원에 ‘주가조작 기자들 처벌을 위한 법안 발의 요청’이라는 청원이 올라오기까지 했다. 이 청원은 해당 기사가 나온 후 본래 ○○○와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기로 기대받았던 한 제약회사의 주가가 하한가가 되고 많은 주주들이 손해를 봤다는 내용이다.

미디어오늘이 아이큐어에 취재한 결과, 아이큐어는 코로나19 백신 공급 추진을 하는 것은 하는 건 맞지만 특정 회사의 백신인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민감한 시기, 제목에 ‘단독’을 달고, 미국의 특정 제약 회사 이름과 함께 ‘공급’이라는 단정적 표현을 쓴 것이 문제가 됐다.

기자가 의도적으로 주가에 관여한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관련해 큰 관심이 쏠려있는 상황이며 하나의 기사로도 주가가 크게 변동할 수 있는 시점인데 단정적 단독 보도가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아이큐어의 한 관계자는 17일 미디어오늘에 “아이큐어는 12월8일 주총을 진행하며, 사업다각화로 의료용 백신 및 치료제사업, 백신 수입 및 공급업, 항체 및 단백질 제품사업, 의료용진단사업, 방역사업등을 추진하고 결의할 예정”이라며 “유통에 대해 추진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정 또는 허위 기사로 주주들의 손해나 사업추진에 있어서 불이익이 발생되거나, 주가 조작의혹이 발생될 경우 회사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측은 기자의 취재를 통한 근거있는 기사이며 아이큐어 외 다른 회사의 주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기사라는 입장이다.

논란이된 기사를 작성한 이데일리 기자는 17일 미디어오늘에 “여러 방면에서 취재를 마쳤고 근거를 가지고 쓴 기사”라며 “기사는 아이큐어라는 제약회사에 대한 기사이지, 다른 제약회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편집국장은 “아이큐어 측에서 공급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추진 단계’라고 밝혀와서 기사를 수정했다”며 “취재와 기사 작성 과정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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