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6개월 24시간 영업정지 처분에 떨고 있는 MBN 비정규직
6개월 24시간 영업정지 처분에 떨고 있는 MBN 비정규직
지난달 30일 행정처분…비정규직들 “고용 안정, 임금 못 받을까 걱정돼”
MBN 사측, 노조와 만남에서 ‘정규직’ 고용 안정에만 확답

“방송통신위원회 등 어딘가에 호소할 땐 3200여명에 포함하고, 고용과 임금 보장을 확인받고 싶은 이 시점에서 우리는 3200여명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 MBN 사측의 행동에 대해 MBN 비정규직들이 이렇게 말했다. MBN 사측이 말하는 3200여명의 직원들 중 700여명은 MBN 소속 정규직 사원들과 비정규직 사원들(파견직, 계약직, 프리랜서 등)이다. 2500여명은 협력사 직원들이다.

지난달 30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가 MBN에 대해 ‘6개월 24시간 영업정지’ 처분을 결정하자 MBN 구성원들의 걱정이 깊어져 가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MBN지회는 지난 4일 기자총회를 열고 기자들에게 고용과 임금 등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

MBN 정규직 사원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MBN 구성원 중에서도 파견직, 계약직, 프리랜서 등의 비정규직들은 “고용과 임금 등 보장 약속에 자신들도 해당하는지 궁금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방통위 행정처분 직후인 지난달 30일 오후 류호길 MBN 대표이사는 구성원들에게 “MBN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즉각 보냈다. 류호길 대표이사는 “특히 이번 조치로 우리 사원들에게 고용불안이나 복지 수준에 변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따라서 행정처분에 따른 각종 루머 등에 불안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류호길 대표이사의 이 문자 메시지는 정규직 사원들에게만 전송됐다. 비정규직 사원들은 누군가 전달해줘서 이 문자 메시지 내용을 알게 된 것.

▲서울 중구에 위치한 매일경제미디어그룹 사옥. 사진=정민경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매일경제미디어그룹 사옥. 사진=정민경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N지부는 지난 9일 MBN 사측과 만나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문을 작성하는 것에 대해 논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정규직 사원뿐만 아니라 파견직과 계약직,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사원들도 포함하려고 했으나 사측은 이를 거절했다. 이날 사측은 비정규직 사원들이 필요한 건 알지만 그들의 거취에 대해 노조가 이야기하는 건 ‘권한 밖의 일’이라는 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정규직들은 “행정처분 결정 이후 사측이 보이는 태도를 보면 고용 및 임금 보장은 우리에게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사원 A씨는 “행정처분 결정이 발표된 날 정직원들에게는 웹 발신 메시지를 보내놓고 우리한테는 보내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배제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종편 개국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 채 입사지원서를 쓰고 면접을 봐서 들어왔다. 아무것도 모르고 열심히 채용 절차를 거쳐 들어왔는데 이런 일을 겪게 됐다. 책임을 전가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비정규직을 위한 대안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사원 B씨는 사측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해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B씨는 “행정처분 발표 전부터 발표 후에도 사측은 늘 불안해하지 말라는 말만 반복한다. 무슨 이야기든 윗선을 통해 직접 들어본 적이 없다. 기사 등 외부를 통해 소식을 먼저 알게 됐다”며 “모든 내용을 좀 투명하게 공유해 줬으면 좋겠다. 저는 이곳에서 일 한지 오래된 편이라 알음알음 알 수 있지만, 연차가 얼마 안 된 어린 직원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어린 친구들은 더 당황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B씨는 “비정규직들도 일정 부분의 기본급이 있다. 정규직 사원처럼 많은 급여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 해도 기본급 정도는 보존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것조차 못 해준다고 하면 말문이 막힐 것 같다. 믿고 다녔던 직장이다. 소모품의 느낌이 들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비정규직 사원 C씨는 “내년 5월부터 11월까지 정말 6개월 영업정지를 하게 되면 정규직원을 제외한 비정규직은 강제 퇴사로 이어지게 될 것 같은 불안감을 안고 있다. 입사지원서도 쓰고 면접 절차 등을 거쳐 입사했다. 그래도 힘들게 들어온 일자리인데 다시 찾아야 한다”고 토로한 뒤 “짧은 기간이지만 계약한 기간은 임금을 받으면서 생활할 수 있겠다는 계획을 세워놨는데 그런 계획들이 다 무너지면 힘들어질 것 같다”고 했다.

미디어오늘은 17일 MBN 사측에 ‘비정규직의 고용과 임금 등을 유지할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냐’고 물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이 기사는 논쟁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