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딸이 2020년 동아미디어그룹 공개채용에 지원해 동아일보 기자로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재호 사장의 자녀가 소속 매체에 합격했다는 소식만으로 안팎에서 얘기가 흘러나온다.

김재호 사장도 지난 1995년 동아일보 기자직으로 입사했다. 특별채용으로 입사한 김재호 사장은 사회부 6개월을 거치고 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한 뒤 경영부로 자리를 옮겼다. 동아일보 상무이사, 전무,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08년 동아일보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동아미디어그룹 사정에 밝은 안팎의 사람들은 “딸도 입사 후 경영부로 가지 않겠냐”고 입을 모았다. 경영 후계 수업이라는 것.

동아미디어그룹은 지난 7월21일자 신문 1면에 ‘DNA형 땀방울 ’급구‘합니다. 동아미디어그룹 채용연계형 인턴 모집…확 달라진 전형, 확 늘어난 기회’라는 제목으로 채용 공고를 냈다. 

동아미디어그룹은 “새로운 100년을 함께 만들어갈 동료를 찾는다. 2020년 수습 저널리스트(신문기자, 방송기자, 매거진기자)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방송 PD, 드라마PD,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채용연계형 인턴을 통해서만 선발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21일자 동아일보 1면에 보도된 채용공고.
▲지난 7월21일자 동아일보 1면에 보도된 채용공고.

그동안 동아미디어그룹은 채용연계형 인턴과 공개채용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인재를 채용해왔는데, 올해부터는 채용연계형 인턴으로만 수습기자를 선발했다.

동아미디어그룹은 인턴의 채용전환율이 높아질 거라고 강조했다. 동아미디어그룹은 “올해로 17년째를 맞는 DNA 인턴이 확 달라진다. 이번 전형에서는 ‘나만의 콘텐츠’를 위해 쌓아온 열정과 경험을 중요하게 본다. 인턴의 채용전환율도 확 높아진다”고 알렸다.

동아미디어그룹은 지난 7월21일부터 8월3일까지 원서 접수를 받았다. 지원자들은 5개 문항으로 이뤄진 1만1000자 분량의 자기소개서와 1분짜리 영상을 제출해야 했다. 

‘인턴의 채용전환율이 확 높아진다’는 소식에 많은 지원자가 지원했으나 서류 통과부터 쉽지 않았다. 언론고시 준비생 A씨는 “세간에 화제가 됐던 건 서류합격자가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었다. 너무 떨어진 사람이 많았다. 추정컨대 30명 이하로 뽑았다. 아랑(언론고시 준비생 카페)만 봐도 자소서를 만자씩이나 받아놓고 이렇게 조금 뽑을 거면 왜 쓰게 했냐는 말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까다로운 지원 요구에 다 맞춰 죽어라 고통스럽게 작성하고 영상까지 찍어 지원했더니 돌아오는 건 광탈 뿐” 실제로 아랑에 올라온 언시생의 반응이다.

▲지난 7월21일자 2면에 보도된 동아미디어그룹 수습 저널리스트 채용 공고.
▲지난 7월21일자 2면에 보도된 동아미디어그룹 수습 저널리스트 채용 공고.

1차 서류합격자 발표는 8월18일에 이뤄졌고, 2차 필기시험 및 면접은 8월22일~23일 이틀에 거쳐 진행됐다. 전형을 통과한 사람은 9월2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약 8주간 인턴 기자로 활동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지난주 동아미디어그룹 최종 합격자들에게 개별 통보가 갔다. 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채용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동아미디어그룹 사측은 17일 미디어오늘에 “최종 합격자 발표가 아직 나지 않았다. 채용 관련해 답변이 어려움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17일 김아무개 기자에게 동아일보에 최종 합격한 게 맞냐고 묻자 김 기자는 “최종 합격한 게 맞다”고 답했다. 다만 ‘아버지가 동아일보 사장이라 이해충돌 문제가 안팎으로 흘러나온다’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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