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뜨거운 이슈였던 이른바 ‘검언유착’과 ‘권언유착’ 프레임 보도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4일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2020 한국방송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커뮤니케이션 혼돈의 시대, 경계에 선 공론장’에서 SBS 기자 출신인 김문환 강사(차의과학대 의료홍보미디어학과) “‘검언유착’과 ‘권언유착’ 프레임 방송뉴스 논조와 편향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 3월31일 MBC에서 처음 보도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관련 보도 이후 KBS와 SBS가 어떤 논조를 가지고 이 사건을 보도했는지 분석했다.

앞서 MBC는 지난 3월31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했는데 보수진영에서는 이 사건이 검언유착이 아닌 정권과 MBC의 ‘권언유착’이라 주장해왔다.

김 강사는 “방송이 불편부당한 보도에 충실했는지 편향적 의제 설정에 나섰는지를 ‘검언유착’과 ‘권언유착’ 프레임을 보도에서 논조 내용 분석을 통해 규명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 강사는 지난 4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KBS와 SBS에서 ‘검언유착’과 ‘권언유착’ 관련 뉴스 총 466개를 들여다봤다. 시간대를 달리한 반복 기사 등을 제외하면 KBS는 이 기간 ‘검언유착’ 기사가 131개가 있었고 ‘권언유착’ 기사는 0개였다. 반면 SBS는 같은 기간 ‘검언유착’ 기사가 130개였고 ‘권언유착’ 기사는 17개였다.

김 강사는 ‘검언유착’을 다룬 KBS의 기사 131개와 SBS의 130개 기사의 뉴스 정보 출처를 분석했다.

▲디자인=안혜나 기자.
▲디자인=안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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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검언유착’과 ‘권언유착’ 프레임 방송뉴스 논조와 편향성” 발표 가운데 일부. 

그의 분석에 따르면, KBS ‘검언유착’ 기사 총 131개 기사 가운데 정보 출처가 정부여당·수사주체인 기사는 66개로 50.4%였다. 정보출처가 야당·수사객체인 기사는 24개로 18.4%였다. 시민단체가 정보 출처인 기사는 15개로 11.4%였고 자체판단 기사는 13개로 9.9%였다. 정보출처를 알 수 없는 기사는 13개로 9.9%였다.

SBS ‘검언유착’ 기사 총 130개 가운데 정보 출처가 정부여당·수사주체인 기사가 56개로 43.1%였다. 정보출처가 야당·수사객체인 기사는 22개로 16.9%였다. 시민단체가 정보 출처인 기사는 10개로 7.7%였고 자체판단 기사는 40개로 30.8%였다. 정보출처를 알 수 없는 기사는 2개로 1.5%였다.

뉴스의 논조를 분석한 결과 KBS 131개 기사 가운데 정부 친화적 논조 기사가 50개로 38.2%였고 중립적 논조가 45개로 34.4%, 정부비판적 논조가 36개로 27.5%였다.

SBS 130개 기사 가운데 정부 친화적 논조는 33개로 25.4%, 중립적 기사는 51개로 39.2%, 정부 비판적 기사는 46개로 35.4%였다.

김문환 강사는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MBC의 3월31일 보도로 ‘검언유착’이 화두가 됐다. MBC뿐 아니라 언론에서 몇 개월 동안 주요한 의제가 됐다”며 “이전부터 공영방송이 정부친화적인 보도를 해왔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일관적으로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검언유착 보도를 위주로 정부친화적 보도를 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려 했다”고 연구 주제를 ‘검언유착’으로 잡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강사는 “MBC는 해당 보도를 처음 시작했고 ‘검언유착’ 프레임으로 일관되게 보도했기에 연구에서 제외했고 KBS와 SBS를 분석했다”며 “검언유착 의혹 보도가 나온 후 다양한 언론에서 ‘검언유착’과 함께 ‘권언유착’ 프레임의 보도도 나왔는데, KBS의 경우는 검언유착 관련 보도가 131건이었지만 권언유착 프레임 보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그 외 SBS 등 검언유착과 권언유착 관련 보도의 논조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김 강사는 “‘검언유착’과 ‘권언유착’이 2020년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였고 이것에 대한 학계의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이라며 “이번 발표 이후에도 다른 방송사의 뉴스 사례 등을 더 추가해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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