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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쏟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에 “과연 최선인가”
혈세 쏟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에 “과연 최선인가”
[아침신문 솎아보기] 1면 일제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과제와 우려 산적

정부와 산업은행이 16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신문들은 합병 과정에 부채문제와 독과점화 우려, 고용불안 해소 등 여러 과제를 안고 있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견하는 한편, 정부 결정에 각기 다른 판단을 내놨다.

정부는 1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대한항공이 인수토록 하는 데 합의했다.

산은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면, 한진칼이 이 자금으로 자회사인 대한항공을 통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산은은 8000억원 중 5000억원으로 한진칼이 새로 발행할 주식을 인수해, 한진칼 지분 10.7%를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3000억원은 대한항공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교환사채에 투자된다. 이로써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양사의 운송량만 단순 합산해도 세계 7위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양사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저가항공사(LCC) 3사도 단계적으로 통합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서울 ‘최선인가’ 한국 ‘바람직’

17일 아침신문들은 예외 없이 이 소식을 1면에 다뤘다. 국민일보와 동아일보, 조선일보는 머리기사로 배치했다. 신문들의 평가는 오너의 사재출연 없이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판과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정부의 결단이었다는 해석으로 갈렸다.

▲조선일보 1면 사진기사.
▲조선일보 1면 사진기사.
▲17일 국민일보 1면 머리기사
▲17일 국민일보 1면 머리기사
▲서울신문 1면 인포그래픽
▲서울신문 1면 인포그래픽

한겨레는 정부와 산은이 대한항공과 통합으로 아시아나항공 문제를 해결하기로 방향을 잡은 데엔 크게 세 가지가 작용했다고 했다. △대안 부재론 △특혜시비를 우려해 적극 지원하지 않았다가 파산을 막지 못해 해외 물류위기까지 야기할 수 없다는 ‘한진해운 파산 반면교사론’ △기간산업을 외국자본에 넘길 수 없다는 부담이다.

서울신문은 “이번 빅딜은 매각이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혈세를 투입해 연명하는 것도 한계에 달하자 결국 대한항공과 합친 것으로 요약된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아시아나항공 재매각이 절실한 산은과, 3자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조 회장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도 내놨다.

정부 결정은 코로나19로 무너진 항공업계를 살리기 위한 극약처방이지만, 사기업 회생에 국민 혈세 8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는 점에서 비판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앞서 한 차례 딜(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무산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혈세를 투입하고 대한항공에 특혜를 줬다”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사재 출연 전혀 없이 대한항공의 몸집을 불리게 됐다”고 했다.

▲17일 서울신문 3면
▲17일 서울신문 3면

결합 과정이 현실화하려면 해결해야할 과제가 여럿이다. 당장 눈앞의 부채규모와 구조조정 과정에 뒤따를 고용불안 우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통과, 독과점화로 인한 운임상승 우려 등이다.

경향신문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 전체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데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까지 떠안아야 한다는 점 등은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했다. 대한항공 부채 총계는 23조원이고,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약 12조원이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를 합하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겨레는 고용불안을 “통합 대한항공 과정에 잠복한 뇌관”으로 꼽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노선 중복 등 겹치는 부분이 커 관련 종사자들의 일자리도 위협받을 공산이 크다. 지난 6월 말 현재 대한항공(1만7209명)과 아시아나항공(8797명)의 정규직 직원만 2만6006명이다. 당장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등 두 회사 노동조합은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해 합병을 원점 논의하자”고 성명을 내 요구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한진가에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17일 한겨레 3면
▲17일 한겨레 3면

독과점화와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도 문제다. 지난해 기준 국내선 여객운항 시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22.9%, 19.3%를 점유하고 있다. 두 항공사가 소유한 엘시시 운항 몫을 더하면 점유율이 66%까지 높아진다. 항공화물 시장의 두 항공사 점유율은 이보다 더 높다. 국민일보는 “시장 독점으로 티켓값이 오르고 서비스 질이 떨어질 것이란 부정 전망도 적지 않다”고 했다.

조선일보 등 신문들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주주연합 측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독과점 문제와 노조 반발 등이 남아 있어 통합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다수 신문이 사설에서 합병 과정의 우려와 선결 과제를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원활한 합병을 위해선 선결조건이 많다. 먼저 독점 폐해와 특혜 시비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소비자 편입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국내 양대 항공사 경쟁체제가 무너지는 건 독과점 문제 발생 등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예상되는 피해를 철저히 따져 대책을 마련하고 적극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의 갖가지 갑질과 부적절한 행위, 경영권 분쟁 등을 비판하며 국민연금을 통해 주주가치 훼손을 감시하는 ‘스튜어드십코드’를 거론했던 정부가 갑자기 대규모 혈세를 투입하는 게 최선의 선택인지 여전히 의문”이라며 “특혜 시비는 없애고 항공 수요자와 주주 피해는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항공사를 국유화한 것에 비하면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평가하며 독점 피해와 인력 감축을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17일 경향신문 사설
▲17일 경향신문 사설

한겨레 1면·사설로 민주당 ‘중대재해법 좌고우면’ 비판

한겨레는 1면 머리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러 차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약속을 해놓고도 이를 추진하는 대신, 산안법 개정 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에 비판 목소리를 담은 기사를 냈다.

양대 노총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참여연대, 정의당이 16일 민주당에 산안법 개정 추진을 중단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당론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당정 협의를 거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을 17일 발의할 예정이다.

한겨레 보도는 장철민 민주당 의원의 산안법 개정안과 정의당 및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차이를 세 가지로 요약했다. △안전의무 입증 책임 △처벌수위 △징벌적 손해배상이다.

산안법 개정안은 사업주에 중대재해 발생과 근로감독 지정사항 확인 의무를 지정하는 데 그치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원청의 경영 책임자가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의무화한다. 산안법 개정안은 벌금 하한선이 500만원이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정의당안)은 하청 노동자가 사망할 때 사업주에 ‘3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 벌금형’을 하한으로 정했다. 정의당안은 고의 또는 중대과실이 확인되면 기업 손해액의 3~10배 내에 손해배상하도록 한 반면, 산안법 개정안은 동시 3명 이상·1년에 3명 이상 사망 사업장에 100억원 이하 과징금을 물리도록 했다.

▲17일 한겨레 1면 머리기사
▲17일 한겨레 1면 머리기사

한겨레는 “(민주당은) 정의당이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내부 검토를 했으나 과잉입법 지적을 우려했다고 한다”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의당이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공감을 표하며 민주당이 산안법 개정안을 밀고가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고 했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9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해마다 2000여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희생된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다짐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민주당은 (이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이후)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란만 거듭하고 있다”며 “스스로 공약한 법안의 처리를 이해당사자 눈치를 살피며 지연시키는 건 무책임할 뿐 아니라 무능함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한겨레 사설
▲17일 한겨레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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