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전면 파업에 들어간 (주)일요신문, 서울문화사 노조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일요신문 노사는 파업 이후 28일 처음으로 대화를 재개했으나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일요신문은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프리랜서와 자유기고가들을 동원, 주 72면에 달하는 신문 제작을 강행하고 있으나 요리잡지인 ‘에쎈’ 등 일부 잡지는 제작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파업의 최대 쟁점은 연봉제 문제. 회사측이 지난 97년 6월에 노사가 합의한 연봉제 시행안을 개정하려하자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당시 노사는 기본인상률을 전 직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이 토대위에서 인사고과에 따라 ABCD 4등급으로 나눠 임금을 차등 지급키로 합의했었다.

이런 가운데 회사측은 최근 ‘총액임금제’를 들고 나왔다. 우선적으로 전 사원의 임금 총액을 정한 다음 이 범위내에서 전 사원의 임금을 차등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기본인상률 개념을 없애고 사실상 완전 연봉제를 실시하겠다는 것.

노조측은 이같은 연봉제 방식이 노조 와해를 노리고 있으며 그동안 회사측이 제시한 고통분담안을 수용해온 노조측에 또 다시 희생을 강요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경영진에 대한 경영불신이 날로 가중되면서 노사간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다.

실제로 일요신문과 서울문화사측은 지난해 경영난을 이유로 연평균 임금 총액 20% 반납, 전 사원 1개월 순환 무급휴직제, 야특근비 40% 삭감, 97년 연월차수당 반납 등 전년 대비 대략 35%정도의 임금이 삭감됐다. 이 과정에서 조성식 노조위원장이 일요신문 자매지인 해피데이스로 전보 발령되는가하면 신규투자억제, 증자실시 등에 대한 노사간 이면합의 등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았다.

노조측이 특히 분노하는 것은 이같은 사원들의 고통분담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이 확대 경영을 가속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 서울문화사측은 최근 만화단행본 사업을 전담하는 서울미디어랜드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데 이어 만화잡지인 ‘히트’ 창간 등 확대 경영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일요신문이 매달 수억원의 흑자를 기록해왔고 여타 다른 매체들도 수익구조가 건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회사측이 IMF를 빙자해 경영난을 확대 과장했고 그 과정에서 사원들이 희생양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일요신문 서울문화사는 어떤 곳인가


서울문화사는 지난 88년 8월 중앙일보 출판 담당 상무 출신인 심상기씨가 여성종합지인 우먼센스를 창간하면서 설립됐다. 이후 리빙센스, 빅점프, 에꼴 등을 잇달아 창간하고 92년 폐간된 민주일보로부터 일요신문을 인수, 현재는 14개 매체를 거느릴 정도의 출판 재벌로 성장했다.

서울문화사의 경우 97년 매출액이 8백억원에 달하고 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와함께 학습지(핫 스터디) 발간 사업체인 서울교육, 서울미디어랜드, 서서울케이블TV 등을 설립, 사업 영역을 날로 확대해 왔다. 서울문화사 심 사장은 지난 97년에는 IMF 직전 용산에 소재한 20억원대 빌딩을 매입하는 등 재테크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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