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가짜 벌꿀” 의심 억울, 그리하여 양봉 농튜버가 되었다 
“가짜 벌꿀” 의심 억울, 그리하여 양봉 농튜버가 되었다 
프응TV, 벌꿀 판별 영상으로 주목…투명하게 보여주자 구매 문의 이어져 

“꿀에 대해 잘못된 얘기를 듣고선 환불을 요구하는 일이 많았어요.” 양봉 유튜브 채널 프응TV를 운영하는 김국연씨(30)의 말이다. 부산 기장군에서 양봉업을 하는 그는 자연산 벌꿀이 ‘설탕꿀’로 오해를 받는 일이 많아 답답한 마음에 유튜브를 시작했다. 지난 3일 구글 미트(Meet)를 통해 비대면으로 김국연씨를 만났다.

그는 지난해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진짜꿀? 가짜꿀? 어떤 꿀이 진짜일까?! 알면 유용한 꿀 구분법’ 영상을 올렸는데 100만 조회수를 넘기며 주목을 받았다. 상온에서 가루가 생기면 ‘설탕꿀’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자연산꿀이 오히려 더 높은 온도에서 가루가 많이 생긴다는 내용이다. 

▲ 꿀 판별 방법을 알려주는 프응TV의 콘텐츠.
▲ 꿀 판별 방법을 알려주는 프응TV의 콘텐츠.

영상 댓글에는 “처음으로 60평생 꿀에 대한 구별법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와 같은 반응이 많았다. “저도 양봉업하는데요. 최고로 좋은 꿀 팔아도 나중에 결정한(가루가 나온) 꿀 가지고 가짜라고 환불해 달라네요. 손님들한테 설명해도 통하지 않아요”처럼 고충을 토로하는 내용도 있다.

김국연씨의 채널 구독자는 21만명에 달한다. 그는 유튜브 이용자로서 게임방송을 즐겨 보며 댓글을 많이 썼는데, 언제부턴가 자신을 알아보는 이용자들이 ‘대댓글’을 쓰게 돼 자유롭게 댓글을 쓰기 힘들어질 정도가 됐다고 한다. 

그는 양봉업계 유튜버들이 전문적인 얘기를 하는 곳이 많아서, 쉽게 풀어 재밌게 얘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우선 ‘브이로그’ 영상을 통해 자신과 꿀벌의 일상을 담아낸다. 최근에는 ‘꿀벌 시점’의 영상을 올렸다. “아덜이 너무 많네요. 쫌 나와 봐봐. 아덜이 오기 전에 빨리 먹어야 돼.” 벌들이 가득한 공간을 클로즈업하며 벌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무뚝뚝한 어투의 사투리가 어색하게 이어진다. 

▲ 프응TV 콘텐츠 갈무리.
▲ 프응TV 콘텐츠 갈무리.

댓글을 보면 “와 부산 벌답게 부산 사투리를 쓰는군요” “꿀벌(2족보행,유부남,30대)” “현타 언제쯤 왔을까? 꿀벌 소리를 내는 걸 보며 편집할 때…?” “꿀벌은 날아가는데 왜 오르막을 힘들어해옄ㅋㅋㅋㅋ” 어색함 자체를 재미 요소로 여기는 구독자가 많다.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꿀벌을 위협하는 말벌, 두꺼비 등을 관찰하는 영상으로 자연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한다. 특히 말벌을 잡는 영상은 700만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말벌은 영상에 보이는 것보다는 훨씬 많이 온다. 계속 퇴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국연씨는 아버지가 취미로 하던 양봉을 이어받아 직업으로 삼게 됐다. 그는 올해 50통 정도 규모로 양봉을 하고 있다. “양봉이 힘든 직업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많이 힘들지는 않다. 몸으로 하는 일은 다 비슷하다. 다만 조금만 실수하거나 약 처리를 잘못해도 벌이 다 죽을 수 있으니 부담은 있다”고 했다.

▲ 프응TV를 운영하는 김국연씨.
▲ 프응TV를 운영하는 김국연씨.

그가 어떻게 꿀을 만드는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 구독자들의 구매 문의가 이어졌다. 김국연씨는 “온라인 판매를 할 정도로 많은 양을 하지 않았다. 올해는 더구나 많은 양을 만들지 못해 온라인 판매를 할 생각이 없었다. 구독자분들 요청이 많아서 네이버 스토어에 올렸는데 7분 만에 다 팔렸다”고 전했다. 1kg 무게의 꿀 120통에 달하는 양이었다. 

“유튜브를 통해 판매하는 일은 다른 농민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수확하는 과정을 진솔하게 올리면 구독자분들이 많이 사주실 거다.” 그는 다른 농민들에게 ‘농튜버’가 될 것을 권했다.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좋겠다. 농사를 접할 일도 없고 농사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쉽게, 그리고 재밌게 볼 수 있게 풀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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