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 계단에서 KBS의 청소노동자들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난 10월6일 KBS 청소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식을 한 지 한달여만이다.

지난달 청소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한 후 KBS 청소노동자들이 속해있는 KBS 자회사 KBS 비즈니스는 병가4주와 근로계약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겠다고 제안했다.

11일 청소노동자들은 “사측의 답을 들은 우리는 오히려 씁쓸하다”며 “밥값도 정규직은 10만원, 비정규직은 8만원이고 아파서 내는 병가도 정규직은 8주, 비정규직은 4주를 준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계약은 1년이나 3년이나 언제 짤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신세”라며 “우리는 고용을 보장하는 정규직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 6월24일 양승동 KBS 사장은 앞으로 3년 동안 직원 1000명을 감축하는 경영혁신안을 내놓았다. KBS가 3년 안에 직원을 감축한다는데 자회사는 비정규직 계약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겠다고 한다. 3년 후가 여전히 불안한 이유”라고 짚었다.

▲1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계단 앞에서 KBS비즈니지 지회 소속의 청소노동자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1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계단 앞에서 KBS비즈니지 지회 소속의 청소노동자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KBS의 청소노동자가
▲KBS의 청소노동자가 'KBS 경영효율화 아래 노동자 다 죽는다'는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KBS의 방송카메라가 KBS 청소노동자들의 결의대회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KBS의 방송카메라가 KBS 청소노동자들의 결의대회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황의천 KBS비즈니스 지회장은 “공영방송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자회사만의 문제로 보고 있다”며 “더 이상 다른 핑계를 대지 말고 직접 고용으로, 제대로 정규직으로 채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KBS의 진짜 사장이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며 “진짜 사장 양승동 KBS 사장은 경영혁신안을 내놓고 3년 안에 1000명의 노동자를 줄이겠다고 하는데 그 비용 절감을 어디에서 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황 지회장은 “회사 측은 ‘그동안 한명도 안잘렸으니 앞으로도 잘리지 않을 것’이라며 계약직에 싸인을 하라고 하는데 앞으로도 잘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확실하다면 정규직으로 전환을 시켜주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이날 사회를 본 정진희 공공연대노조 서경지부 부지부장은 “이번 추석 KBS에서 나훈아 콘서트를 봤다. 나훈아가 KBS에 24년 만에 왔다고 한다. 양승동 KBS 사장은 24년 만에 나타난 나훈아에게 직접 인사하고 환영했다고 한다”며 “길게는 30년을 일한 청소노동자들에게 양승동 사장이 한번이라도 찾아 온 적 있을까”라며 이번 청소노동자 정규직화 문제를 양승동 사장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청소노동자들의 결의대회 현장을 취재하러 온 방송 카메라는 KBS의 카메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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