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에 출연하는 정치평론가 밴 존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이 확정된 뒤 생방송 중 견해를 말하다 복받쳐 눈물을 흘렸다. 밴 존스는 “‘숨을 쉴 수 없다’는 건 조지 플로이드 뿐만이 아니었다”며 “우리가 조금의 평온을 찾게 됐다는 것은 큰 일”이라고 말했다.

밴 존스는 7일(현지시간) 바이든 후보가 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CNN 발표가 나온 뒤 진행자 앤더슨 쿠퍼가 소감을 묻자 메인 목을 가다듬으며 “오늘 아침은 부모 노릇을 하기에, 또 아버지 노릇을 하기 더 쉬운 날이다. 성격은 중요하고, 진실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고,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건 중요하다고 아이들에게 말하기 더 쉬워진 날”이라고 말했다.

밴 존스는 눈물을 닦으며 거친 호흡으로 “많은 이들에게도 더 편안해진 날이다. 당신이 무슬림이라면 혹시 대통령이 당신이 여기 있는 것을 원치 않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이 이민자이면 대통령이 당신의 아이들을 이유없이 빼앗아가거나 되돌려보낼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미국 CNN에 출연하는 정치평론가 밴 존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이 확정된 뒤 생방송 중 견해를 말하다 복받쳐 눈물을 흘렸다. CNN 갈무리
▲미국 CNN에 출연하는 정치평론가 밴 존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이 확정된 뒤 생방송 중 견해를 말하다 복받쳐 눈물을 흘렸다. CNN 갈무리

밴 존스는 이어 흑인 민간인 조지 플로이드가 지난 5월 백인 경찰관에게 질식 당해 숨지면서 남긴 말이자 전미 시위 슬로건으로 떠오른 ‘숨을 쉴 수 없다’를 인용했다.

그는 “‘숨을 쉴 수 없다’는 건 조지 플로이드만의 말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숨 쉴 수 없다고 느꼈다”며 “매일 아침 일어나 (트럼프가 한) 트윗을 보고 가게로 갈 때, 인종주의를 내보이기 두려워하던 사람들이 당신에게 점점 더 난폭해진다. 당신은 자식들과 자매를 걱정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정신을 붙들고 있는 데만도 인생의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쓴다. (트럼프가 낙선해) 우리가 조금의 평온을 찾고, 새로 시작할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큰 일”이라며 “나의 아들이 이걸 보길 바란다. 반칙하기는 쉽고 잘못으로부터 빠져나갈 수는 있어도, 그 일들이 다시 되돌아온다는 것을”이라고 했다.

밴 존스는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환경 자문관을 맡았고, 현재는 정치 평론 패널로 CNN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앤드류 양 후보에 지지를 선언했다. 그 자신이 흑인으로,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 “(이번 선거 결과는) 백인의 백래시(white-lash)”라며 “우리는 아이들에게 약자를 괴롭히지 말고, 아집을 부리지 말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트럼프 당선) 결과가 나온다. 이 일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설명해야 할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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