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련 선거 뒤 한국 시간으로 사흘째 주요 격전지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핵심 경합주에서 강세를 보이는 한편 4일(현지시간) 인수위원회 사이트를 개설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잇따라 재검표를 요구하고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6일 아침신문들도 사흘째 1면 머리에 미 대선 결과 양상을 내다봤다. 신문들은 바이든 승기를 어느 정도 확정적 어조로 보도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의지를 보이며 정국을 흔들어 미국이 당분간 대혼란이 빠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사설에선 다수 언론이 바이든 당선을 전제해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 방향을 당부하고, 일부는 미국 앞에 놓인 과제를 강조했다.

아래는 6일 전국단위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중도·진보 ‘반트럼프’ 결집…바이든 당선 유력
국민일보: 바이든, 정권인수 시동 트럼프는 소송전 돌입
동아일보: 승리 다가선 바이든, 소송 꺼내든 트럼프
서울신문: 바이든, 인수위 띄운다… 트럼프는 불복소송
세계일보: 승기 굳힌 바이든…미는 더 갈라졌다
조선일보: 바이든 사실상 승리선언, 인수위 홈피도 개설
중앙일보: 커지는 바이든의 미소
한겨레: 당선 문턱에 선 바이든, 소송으로 막아선 트럼프
한국일보: 한걸음 남은 바이든, 소송전 나선 트럼프

현지시간 5일 오전까지 진행된 사흘째 개표에서 바이든 후보는 핵심 경합주인 위스콘신·미시간에서 잇따라 승리한 데 이어 애리조나·네바다에서도 앞서 나갔다. 신문들은 “패배 승복 여부에 따라 항의시위 확산, 무장세력 충돌, 국정공백 등 다양한 돌발 변수도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문들은 오전 8시 현재 바이든 후보는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 중 264명을 확보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을 얻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6일 경향신문 1면
▲6일 경향신문 1면

한국일보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애리조나에서 판세를 뒤집고 펜실베이니아(20명)·조지아(16명)·노스캐롤라이나(15명)에서 우위를 유지한다면 대역전극도 가능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네바다가 개표 결과를 공표하면 당선자가 확정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4개 주를 모두 이겨야 270명을 넘길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미국 언론들은 이 중 애리조나는 바이든이, 알래스카는 트럼프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후 “선거 승리 선언을 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개표가 끝나면 우리가 승자가 될 거라 믿고 있음을 보고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트럼프 캠프는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주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걸고 위스콘신에선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뜻밖의 투표용지가 하나씩 집계되면서 (승리가) 마법같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내비쳤다.

신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전에 나서면서 개표가 끝나고도 한달 가까이 취임이 어려워질 수도 있게 됐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은 4곳은 그에게 유리한 시골 지역의 현장 투표부터 개표가 이뤄지면서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나갔던 지역이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유리한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고 했다.

▲6일 한겨레 2면
▲6일 한겨레 2면

한겨레는 “‘뉴욕타임스’는 이 소송이 불과 투표용지 42개에 영향을 미치며, 펜실베이니아에서 문제 삼은 투표용지도 100개 미만이라고 전했다. 위스콘신에서는 주 선거규정에 따라 재검표가 이뤄질 수 있으나, 미시간은 사실상 개표가 끝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두 후보의 표차가 미미할 경우가 아니고는 대법원이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잇따라 소송 방침을 밝히면서 대선 국면이 장기화할 전망을 보이며 양측 모두 소송 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트럼프 캠프와 바이든 캠프는 각각 지지자들에게 기부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6일 조선일보 4면
▲6일 조선일보 4면

신문들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에 점차 가까워지면서 바이든의 정책을 소개하는 기사도 주요하게 보도하기 시작했다.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4일 파리기후변화 협정을 탈퇴하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당선 즉시 파리기후협정에 복귀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전했다. 파리협정은 가입국들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아래로 억제하고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6일 한겨레 1면
▲6일 한겨레 1면
▲6일 한국일보 2면
▲6일 한국일보 2면

조선일보는 3면 “30세 최연소 의원이었던 ‘엉클 조’, 78세에 최고령 대통령 유력” 기사에서 바이든의 정치 인생을 짚었다. 조선일보는 그가 “반세기 동안 워싱턴 정치권 주류를 대표해왔다. 동시에 서민과 노동자에게 ‘이웃집 조 아저씨’로 불릴 정도로 대중적이고 친근한 면모를 갖춘 보기 드문 유형의 정치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이념보다 당대 여론과 현실에 충실히 따르는 중도 실용주의에 가깝다. 1990년대 걸프전에 반대했으나 2000년대 9‧11 테러 뒤 이라크전엔 찬성한 식”이라고 했다.

▲6일 조선일보 3면
▲6일 조선일보 3면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가 바이든 정부가 출범할 때 외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하는 사설을 냈다. 동아일보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톱다운 식 북미 대화에 기대는 접어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깡패라고 부르는 바이든 후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서 한미동맹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에 기대를 건다”며 “바이든은 그동안 여러 차례 톱다운 방식을 폐기하고 실무협상을 통한 원칙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북핵 문제 해결을 뒤로 미루는 데 이어져선 안 된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한국 정부는 미 대선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에도 철저하게 대비하는 한편 미국의 외교안보 공백 기간에 긴밀하게 대처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답습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북 쇼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실질적이고 창조적인 구상을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한미 연합훈련 등 동맹에 기반한 안보 태세도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와 국민일보는 미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지적했다. 한겨레는 “‘바이든 시대’가 오더라도 미국 앞에 산적한 과제들은 그대로”라며 “극단으로 분열된 미국의 모습은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생생하게 드러났다”고 했다 한겨레는 “기득권층과 엘리트들이 빈부격차와 약자들의 어려움을 외면했을 때 사회가 어떻게 망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타산지석”이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공화당 주요 지지층인 농촌 주민과 제조업 지역 백인 노동자층을 포용하는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 미국의 분열을 내전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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