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자회사인 KBS 비즈니스 소속 비정규직 청소노동자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KBS 사내 문제를 KBS 라디오가 공론화한 것이라 이목을 모은다. KBS는 KBS 비즈니스를 통해 청소 노동 인력을 운용한다.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는 박유선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 KBS비즈니스지회 부지회장은 지난 4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법적으로 만 55세 미만 사람의 경우 2년 지나면 정규직을 해줘야 한다”며 “그것을 해주기 싫으니까 (KBS비즈니스가) 55세 이상만 1년 단위로 채용한다”고 지적했다. 

KBS 비즈니스가 만 55세 이상만 매년 1년 단위 계약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으로 현행법에 따르면, 만 55세 이상 기간제 노동자는 2년 초과해 근무할 수 있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55세 이상이라고 해도 법적으로 무기계약직 전환은 무방하다. 

▲ KBS 자회사인 KBS 비즈니스 소속 비정규직 청소노동자가 5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사진=KBS라디오 유튜브 갈무리.
▲ KBS 자회사인 KBS 비즈니스 소속 비정규직 청소노동자가 5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사진=KBS라디오 유튜브 갈무리.

박 부지회장은 또 다른 쟁점인 병가에 관해서도 “제가 몇 년 전 허리디스크 수술을 했다. 연차를 다 써서 회사에 3~4일만 더 병가를 주시면 안 되겠느냐고 했더니 ‘계약직이라서 병가가 없다’고 단칼에 잘랐다”며 “당장 그만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 화가 많이 났다. 퇴원하고 바로 복대 차고 일했다”고 술회했다. 

지난달 22일 KBS 비즈니스 노사가 만난 자리에서 사측은 계약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노조는 “근로계약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 대책으로는 비정규직의 근본적 고용불안을 해소하지 못한다”고 반발했다. 

노사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KBS 비즈니스지회는 지난달 29일 파업을 결의했다. 조합원 105명 가운데 10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101명이 임단협 쟁의행위에 찬성(98.1%)했다. 

박 부지회장은 “저희는 임금을 인상해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복지만큼은 정규직과 같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다. 부당한 1년 계약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최강시사 제작진은 5일 통화에서 “이전에도 청소노동자 이슈는 다룬 적 있었다”며 “우리가 이 문제를 다룰 자격이 있는가,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았으나 그래도 목소리를 담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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