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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종이신문으로 돌아갈 길 태워버리자”
한겨레 “종이신문으로 돌아갈 길 태워버리자”
10만 후원 목표로 ‘100% 디지털 전환 제안서’ 공유… 종이신문 크기도 확 줄일 방안 고민

한겨레가 10만 후원을 목표로 자체 콘텐츠를 점검하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제안서를 구성원들에게 공유했다. 

한겨레 후원멤버십 추진단 산하 콘텐츠개편팀은 지난 19일자로 ‘2020 한겨레 디지털 전환 제안서’를 내부에 알렸다. 후원제 확대를 위한 디지털 전환의 전기를 마련하자는 차원이다. “10만명 후원, 100% 디지털, 500만 PV 목표”로 내세운 키워드 ‘10x100+500’가 제안서 제목이다. 

제안서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탈 텍스트화 △1기사 3링크 의무화 △정치부·이슈팀 디지털 전환, 종이신문 제작 분리 △2021년 콘텐츠 1국(디지털), 콘텐츠 2국(종이신문) 체제 △종이신문 새 판형 실험과 토요판 개편 실행 등으로 크게 나뉜다.

제안서는 “신문 발행부수는 매체 영향력을 측정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였다. 디지털 콘텐츠 유통이 대세로 자리잡은 지금은 트래픽이 매체 영향력·영업력의 주요 지표다. 트래픽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을 가늠하는 출발선”이라며 현재 위기를 진단했다. 

제안서가 밝힌 최근 한겨레 트래픽은 ‘하루 PV 100만’ 벽이 무너진 상태로 9월에는 ‘주말 PV 50만’ 벽이 깨졌다. 제안서는 한겨레 홈페이지와 모바일에서의 독자 이탈률이 높다면서 “읽을 만한, 볼 만한 콘텐츠는 부족하고, 일단 들어온 독자를 떠나지 못하게 붙잡는 장치(관련 기사 링크 등)는 부실하다”며 “다른 기사로 트래픽을 넘겨주지 못하고 나홀로 소비되고 끝나는, 정보도, 재미도, 의미도, 링크도 없는 콘텐츠가 많다는 얘기”라고 풀이했다.

▲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한겨레는 지난 2018년 10월 팀제 전환을 뼈대로 주력 콘텐츠들을 디지털영상 부문으로 전환했지만 1년6개월 뒤 팀제를 다시 부제로 바꾸며 디지털 전환이 녹록지 않음을 확인했다. 

제안서는 “2018년 당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제작 공정 변화’ 진단은 정확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당시 콘텐츠 제작 공정에 참여한 구성원들에게 물어보니 종이신문 자장이 너무 강했다고 한다. 현장기자부터 슈퍼 데스크까지 머릿속에서 종이신문을 지우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구성원들이 디지털 콘텐츠 질을 올리려는 노력보다 종이신문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을 먼저 공유했다는 것. 한겨레의 한 기자는 제안서에 “디지털(용) 기사와 지면(용) 기사를 나누고 그 둘을 다른 종류로 취급하는 게 문제다. 사내에 지면 기사만이 진짜 기사라는 듯한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기자는 “편집회의도 지면 위주다. 항상 지면에 뭐 넣을지와 면 배치 고민을 하다가 더 늦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안서는 정치부와 이슈팀은 물론 2021년 안에 편집국의 100% 디지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콘텐츠를 담당할 ‘콘텐츠1국’(한겨레 통합뉴스룸)과 신문제작을 맡는 ‘콘텐츠2국’을 신설해 디지털과 신문 제작을 분리한다는 것이다. 제안서는 “가디언은 20여명의 시니어 기자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선별해 종이신문 제작을 하고 있다”며 “중앙일보, 한국일보 역시 가디언과 비슷한 규모로 뉴스룸과 분리된 신문국을 통해 종이신문을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안서는 “정치부 100%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콘텐츠 생산 의사결정 구조, 권한, 책임 등과 관련해 강력하면서도 끊임없는 종이신문 관성이 작동할 것”이라며 “강력한 실행 의지는 선언만으로 담보되지 않는다. 종이신문으로 돌아갈 잔도를 모두 태워야 한다. 편집인 산하에 100% 디지털 전환 시행을 점검·개선하는 상시 조직 신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신문 판형도 축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안서는 “2021년 상반기 목표로 토요판 타블로이드 발행을 추진하겠다”며 “토요판 타블로이드 발행 뒤 독자 반응을 추적하고, 평일판 타블로이드 발행도 검토할 것이다. 긍정적 판단이 나오면 2021년 하반기 목표로 평일판 타블로이드 발행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겨레 종이신문은 대판(394mmX543mm)이다. 이보다 작은 중앙일보는 베를리너 판형(315mmX470mm)이다. 한겨레가 계획하는 타블로이드 판형은 254mmX374mm 크기로 중앙일보 신문보다 작다. 검토 결과 한겨레 윤전기로는 타블로이드 발행이 가능하다. 대판 체제에 맞춰진 기존 기사를 어떻게 타블로이드 판형에 ‘업그레이드’ 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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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진 2020-10-29 19:21:13
매일 아침에 신문배달하는 거 보면 아파트 입구나 엘리베이터 바닥에 1면이 보이도록 주르르 깔아놓는다. 주로 자극적인 제목의 조중동 신문. 그런 용도로 사용되는 종이신문.

스타듀 2020-10-29 17:28:08
종이를 태우건 디지털화를 하던 그게 문제인가. 페미기사 도배에 주니어 법조기자 쿠데타 같은게 횡횡하는 회사 자체가 문제지. 매체가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이 식견이 매우 낮은게 문제야. 오래했다는 듣보잡 성한용 티비나 진중권 찬양기사, 서민 컬럼 등등이 니들의 상징물이자나.

바람 2020-10-29 16:20:52
왜 그대들은 국민이 한겨레와 경향을 외면하는지 모르는가. 조중동과 경제신문은 경제를 강조하며 정치/법조를 왜곡한다. 그대들은 노동을 강조하며 정치/법조를 비튼다. 노동자를 위하는 그대들의 마음은 고맙다. 근데, 왜 정치와 법조를 비틀어서 국가를 파벌정치로 바꾸고 분열시키는가. 정치가 불안하고 분열된 곳에 선진국이 있는가. 정치가 망하고 국민이 분열되면 국가(시리아, 내전 국가)가 망한다. 그리고 망한 국가의 국민은 난민이 된다. 난민 대부분이 누군가. 취약계층이다. 그대들은 언론사/조합의 집단 이익을 위해 국민을 코너로 몰고 있다. 의사들의 집단 의료거부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국민이 죽든 말든, 집단이익이 최우선이면 최종적으로 취약계층이 가장 큰 고통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