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장대환 매경 회장 “MBN 불법 행위, 나는 몰랐다”
장대환 매경 회장 “MBN 불법 행위, 나는 몰랐다”
방송통신위원회, MBN 방송법 위반 행정처분 앞두고 경영진 상대 2시간 넘게 의견청취
매경 측 “26년간 방송 열심히 해오고 시청자 위해 노력한 점 고려해달라” 감경사유 언급도

방송통신위원회가 MBN의 방송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을 앞두고 28일 MBN 경영진을 상대로 의견청취 자리를 가졌다. 의견청취는 오후 2시30분부터 4시50분 경까지 이뤄졌다. 이날 방통위에 출석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회계조작 건에 대해 책임을 인정했느냐”, “경영진의 불법 행위를 인정했느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장 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나는 불법행위를 몰랐다”고 직접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오후 방통위가 내놓은 ‘의견청취 주요내용’ 자료에 의하면 장대환 회장의 불법행위 인지시점과 관련한 질의에서 장 회장은 “최초 승인 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으며, 2018년 8월경 금감원 조사 시점에서 이유상 부회장으로부터 관련 사안에 대해 직접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매경측은 “2018년 8월 금감원 조사가 시작된 사항을 당시 방통위에 알리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MBN은 2011년 종편 승인 기준에 맞추기 위해 납입 자본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약 550억원을 은행에서 차명 대출받은 뒤 임직원 명의로 회사 주식을 사게 해 상법상 자기주식 취득행위를 했고,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으며 회계부정을 저질렀다. 이는 명백한 방송법 제18조 위반 사항으로, 이 같은 불법행위가 사주인 장 회장 모르게 이뤄졌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앞서 검찰은 이유상 매경미디어그룹 부회장, 류호길 MBN 공동대표 등 MBN 경영진을 기소했고 이들은 지난 7월 1심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장 회장은 지난해 11월 검찰의 MBN 경영진 기소 시점에서 MBN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언론시민단체는 사주가 포함되지 않은 ‘봐주기 기소’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MBN. ⓒ연합뉴스
▲MBN. ⓒ연합뉴스

장대환 회장은 이날 “2011년 종편PP 자본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회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청문까지 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하며 시청자나 MBN 직원들을 고려해서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매경측은 최초승인 자본금 편법충당과 관련해 “3950억 원을 모으겠다고 계획했으나, 실제 모은 액수는 560억원이 부족해 임직원 차명주주를 활용해 자본금을 납입했으며 이러한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종편 4개사가 한꺼번에 1조원 가량 투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매경측은 또한 “2011년 11월 임직원 차명주주를 해소하기 위해 직원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직접 대출받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법행위를 해소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현재 신문사 방송법 소유제한 규정 위반 상황에 대해선 “가급적 빠른 시일 내 해소하고자 하나 행정처분의 위험으로 인해 대체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2020년 7월 현재 ㈜매일경제신문사의 MBN 지분율은 32.64%로 방송법 제8조 소유제한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 

이날 범법행위를 저지른 경영진을 해임시키지 않고 오히려 (장대환 회장 아들인) 장승준 대표를 매경신문사 대표로 승진시킨 사항에 대한 질의에 장대환 회장은 “세대교체를 감안한 결정이었지만 생각이 짧았다”고 답했으며 “방통위에서 가이드라인을 주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이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방통위 행정처분에 앞서 회장으로서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점이 적절했는가에 대한 질의에 매경측은 “현재까지 수령한 사실이 없으나, 지난 26년간 MBN을 위해 노력한 점을 고려해 규정에 따라 계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매경측은 MBN이 보도PP였던 2009년부터 회사자금을 활용한 임직원 차명주주가 있었던 사실 또한 인정했으며 공신력이 중요한 언론기관으로서 불법행위를 한 사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는 “방송의 공공성을 저해한 행위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지만 26년간 방송을 열심히 해오고 시청자를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고려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MBN측 법률대리인은 MBN이 방송법 시행령 감경사유 중 3번에 해당하는 ‘최초 위반행위로서 5년 이상 모범적인 방송을 해온 사업자’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 외 감경사유에는 해당될 여지가 부족하다고도 밝혔다. 

양한열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의견청취가 끝난 뒤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의견청취 내용을 바탕으로) 내일 모여 다시 행정처분 수위를 논의하고 금요일(30일) 오전 관련한 전체회의를 예정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양한열 국장은 또한 “MBN 행정처분 결과에 따라 (오늘 11월 예정된) MBN 재승인 일정 등이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MBN의 불법 행위가 명확한 상황에서 행정처분의 수위를 놓고 상임위원들은 ‘승인 취소’와 ‘영업 정지’ 입장으로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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