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담 및 재무설계를 빙자해 시청자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방송 논란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적극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EBS ‘머니톡’ 방송의 개인정보보호법 침해 논란 조사에 나섰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오후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재무설계를 빙자해 개인정보를 판매하는 방송이 경제전문방송은 물론이고 종편, 지상파까지 파고들었다”며 “방송 공신력을 이용해 노골적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이런 방송은 방송심의규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다. 방송이 보험판매 대리점업체에 이용되는 일이 없도록, 시청자들이 속지 않도록 실태를 파악해서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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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드라마, MBC드라마넷에서 편성된 '120 인생 유비무환' 화면 갈무리.
▲ KBS드라마, MBC드라마넷에서 편성된 '120 인생 유비무환' 화면 갈무리.
▲ TV조선 '보험사용설명서' 화면 갈무리.
▲ TV조선 '보험사용설명서' 화면 갈무리.

강상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방통심의위가 그 부분에 최근 주목하고 있다. 실제 규제한 사례도 있다”며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국정감사가 끝난 후 실태조사를 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최근 행정기구로 독립한 개인정보 보호 기구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EBS ‘머니톡’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종합감사 기관증인으로 출석한 김명중 EBS 사장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EBS 개인정보 법규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곧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고 있고, 조치사항에 따라 바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7일 EBS 머니톡이 키움에셋플래너의 보험 영업을 위한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방송이라고 보도했다. 키움에셋플래너 협찬으로 제작된 이 프로그램은 이 업체 소속 직원들이 전문가로 출연하고, 시청자 재무설계·보험상담 명목으로 개인정보를 기만적으로 수집해 자사 보험설계사들에게 마케팅비 분담금 명목으로 건당 7만~8만원에 판매했다. 이 뿐 아니라 여러 방송채널에서 보험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유사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었다.

▲ 김명중 EBS 사장과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명중 EBS 사장과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날 EBS가 ‘머니톡’ 관련 협찬·외주계약서 제출 및 열람을 거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원욱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료 열람까지 거부하는 이유를 묻자 김명중 사장은 “(계약사항에) 비밀유지의무가 있어 저희가 이 문제로 인한 여러 책임이 뒤따르기에 국가기관 조사로 대신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원욱 위원장은 “계속해서 자료제출은 고사하고 열람조차 시켜주지 않는 것은 국정감사 방해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20일 방송통신위원회는 협찬 관련 자료 보관 및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사실상 방송계 ‘뒷광고’와 다름 없는 음성적인 협찬에 대한 실태파악이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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