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소문 형식을 빌린 문재인 정부 비판으로 화제를 모았던 필명 ‘塵人(진인) 조은산’의 국민청원에 청와대가 “고견에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43만9611명 동의로 답변요건(20만명 이상 동의)을 갖춘 해당 청원에 23일 답변했다.

“塵人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이 청원은 지난 8월27일 공개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폐하”로 칭하며 코로나19, 부동산 시장의 혼란, 조세 제도 등을 풍자한 내용이다. 여러 언론이 화제의 청원으로 다루면서 청원인과 직접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SNS에서 “정부가 국민을 안심시켜야 하는데 국민이 정부를 걱정하는 중이다. 그래서 상소문 형태의 청원 글이 큰 반향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며 청원을 언급한 바 있다.

답변은 강정수 디지털소통센터장이 맡았다. 강 센터장은 “문재인 정부는 국가 정책의 설계와 집행 등 전 과정에 걸쳐 각 분야의 전문가 의견뿐 아니라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청원을 통해 전해주신 의견도 잘 듣고 다시 한번 살피는 계기로 삼겠다”며 “고견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이 23일 국민청원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민청원 홈페이지
▲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이 23일 국민청원에 답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강 센터장은 “우리 정부는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등 5가지를 국정과제로 삼고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또 정책의 미비점이나 비판 등 세세하게 국민의 의견을 듣고 유연성을 갖고 현실에 맞게 정책을 보완하며 집행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는 ‘부동산 투기는 철저히 근절하고, 실수요자는 두텁게 보호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정부는 투기목적으로 단기 거래를 하거나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면서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세제를 개편하는 한편,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공급 방안 등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며 “정부는 중산층과 서민, 청년,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 센터장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확진자가 4천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113만 명에 달한다. 경제위축 또한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방역과 경제 모두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나와 가족, 이웃을 위해 스스로 방역 주체, 경제 주체로 나서주신 국민 덕분”이라고 말했다.

▲ 8월27일 한국일보 온라인 기사 갈무리.
▲ 8월27일 한국일보 온라인 기사 갈무리.

이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이루는 것 또한 정부의 힘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며 “국민께서 적극적으로 함께해 주실 때 이뤄낼 수 있다. 국민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답게, 국민의 명령을 수행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국민이 열망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말로 답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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