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 전 청와대 행정관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사기 사건’ 증인으로 채택된 국회 국정감사(정무위원회)에 불출석해 야당 비판을 샀다. 이 전 행정관이 건강상 문제 등을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혹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정무위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23일 정무위에서 “(이진아 전 행정관이) 국민 앞에 서는 게 두려웠기 때문에 피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며 “국회를 무시하면서 증언대에 서지 못한 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고 많은 의혹들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진아 전 행정관은 옵티머스 지분 9.8%를 보유한 대주주였다. 옵티머스 사내이사로서 공공기관 매출채권 문서를 위조한 윤아무개 변호사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성 의원은 이 전 행정관이 연루된 여러 의혹을 열거했다. △이 전 행정관이 사외이사를 지낸 농어촌공사가 옵티머스에 30억원을 투자한 일 △옵티머스 자금세탁 창구로 지목된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 지분 50%를 이 전 행정관이 보유한 사실 △청와대에서 일하게 된 경위와 당시 맡았던 금융관련 업무 등에 대해 당사자가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 국회 정무위원회의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부터), 윤관석 위원장, 성일종 국민의힘 간사가 논의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국회 정무위원회의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부터), 윤관석 위원장, 성일종 국민의힘 간사가 논의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제가 옵티머스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사기 피해자들 중) 입원한 상태에서 조기퇴원하고 오셔서 피해를 호소한 분들도 있다. 이 문제를 바라볼 때 항상 투자자들의 피눈물을 생각해야 한다”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 이분이 필요해서 요청했는데 본인 건강상 이유로 못 나오겠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여야 의원 한두분만 제한적으로라도 (질의하게 해) 국민들께서 궁금한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본인 사정만 얘기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국민 알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안 나온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당 권은희 의원도 “공직에 조금이라도 몸 담았다면 국민들에게 관련 의혹에 대해 설명할 기본적 의무가 있는데, 그런 의무조차 외면하는 행태에 대해 심히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면서 “그런 공직자와 함께 해야 하는 국민 불행이 더더욱 느껴지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판에 윤관석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지적하신 것에 대해서 간사들과 협의해서, 대책이 필요하면 대책 세우고 처리가 필요하면 처리 방침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 20일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는 사유서에서 “각종 의혹에 대해 여전히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부득이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며 “(임신 중인 상태라) 부득이 태아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라도 출석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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