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택 TBS 대표 경영 2년에 대해 구성원 평가는 ‘B등급’으로 나타났다. S(최상위)·A·B·C·D(최하위) 5개 등급 중에서다. 전국언론노조 TBS지부는 지난 14일~15일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직원 361명 가운데 143명(응답률 40%)이 응답했다. 지부는 설문 결과를 지난 22일 노보에 밝혔다. 이 대표의 경영성과를 ‘중간점검’하는 기회였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콘텐츠 질 개선, 시청취자 저변 확대, 외부 언론사·제작사·시민미디어 협업 증대 등 ‘콘텐츠’ 부문이 가장 ‘우수’하다(88명·20.51%·10개 항목 중 3개 중복선택)고 평가받았다.

이어 방송·보도·뉴미디어 시스템·기술혁신, 뉴미디어팀 신설·운영 등 ‘뉴미디어 전략’ 부문(69명·16.08%), ‘재단법인화’(68명·15.85%), 시민참여 확대, 공론장 조성, 지역미디어 대표성·공공성 강화 등 ‘정체성 관리’(67명·15.62%), 서울시 전입금 등 재원확보, 광고수익 다각화 등 ‘재정 관리’(44명·10.26%) 순이었다.

미흡하다고 평가받은 부문은 직원 의견 경청 및 고충 수렴, 수평적 대화 지향 등 ‘소통능력·태도’(106명, 24.71%), 비정규직 정규직화,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 수평적 노사관계 등 ‘노동·노사관계’(96명·22.38%), 수평적 조직문화, 연공서열 타파, 관리단계 축소 등 ‘조직·인사’(70명·16.32%), 비전제시, 위기돌파, 상급·감독기관과의 원활한 소통 및 대외협력 등 ‘경영 리더십’(45명·10.49%) 순이었다.

▲ 이강택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초대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상암동 TBS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이강택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초대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상암동 TBS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전국언론노조 TBS지부는 “이 대표 경영 2년을 평가하는 10대 항목 중 ‘우수’ 평가를 가장 많이 받은 항목은 ‘콘텐츠 개선’ 부문”이라며 “TV매체를 중심으로 제작 프로그램이 대거 신설되고, 이에 따라 TBS 콘텐츠의 전반적 시청률과 방송·매체로서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 상승된 결과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부에 따르면, 한 직원은 “TV 매체를 중심으로 지지부진하게 이어져 왔던 관습적 생방송 프로그램의 맥을 끊고 프로그램 콘셉트를 명확히 하며 다양한 코너를 보여주는 등 좋은 시도를 했다”고 평가했다. TBS 재단법인화에 대해서도 한 직원은 “(이 대표가 재단화 과정에서) 혼란의 시기 속 안정적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큰 힘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흡하다고 평가받은 ‘소통 태도’에 쓴소리도 나왔다. 한 직원은 “개인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직원들에게 막말과 하대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했고, 또 다른 직원은 “회사 내 공식석상에서도 강압적 단어를 사용한다. 직원들을 밑으로 깔고 보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열악한 환경의 직원들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결국 대표와 일부 고위직 의견대로 돌아간다”, “노보를 통해 직원들 고충을 알렸음에도 개선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TBS 안팎에선 재단법인화 과정에서 전체 일자리의 95%에 달하던 비정규직을 정규직 일자리로 개편한 조치를 높게 평가한다. 그럼에도 ‘노동·노사관계’는 이 대표 임기 중 미흡했다는 평가다.

TBS지부에 따르면, 한 직원은 “tbs교통방송 시절 임기제공무원이었던 직원과 기간제 근로자였던 직원, 또 미디어재단 TBS 출범 후 신규 채용된 직원 간 직급과 급여 차이가 크고 차별이 고착화됐다”고 지적했고, 다른 한 직원은 “타사 경력도 축소해 경력에 맞지 않는 연봉 하한액을 설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콘텐츠 질 향상은 노동자 피와 살을 깎아 만든 결과다. 일부 노동자들은 주 52시간 근로를 허다하게 넘기고 이는 시스템상 초과근로에 올릴 수 없어 임금을 받지 못한다”, “실근무자 고혈을 쥐어짜는 업무형태가 바뀌지 않아 근무자들 열의를 저하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언론노조 TBS지부는 “TBS 구성원들이 치열한 콘텐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때로는 고된 노동을 감내할 정도로 열정을 다해온 만큼 이 대표는 수평적 소통과 평등한 노사관계, 인사 혁신과 고된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며 “이 대표 스스로 자신의 과제를 무겁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직원들의 솔직한 목소리에 이 대표가 더 낮은 자세로 성실히 답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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