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이 현 CJ텔레닉스 소속 LG헬로비전 고객 상담 노동자들의 올해 말 원하청 위탁 종료를 앞두고 고용을 보장하고 처우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LG헬로비전이 자회사를 통한 고용을 최우선 검토하고 노동조건을 최소한 동등 수준으로 보장하는 방식이다.

LG헬로비전과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CJ텔레닉스지부는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LG헬로비전 콜센터 고용안정 및 처우관련 이행 합의서’에 서명했다.

현재 LG헬로비전은 CJ텔레닉스와 업무위탁계약 관계로, 상담노동자들은 간접고용 상태다. 이 계약은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합의에 따르면 원청인 LG헬로비전은 계약 LG헬로비전을 맡는 CJ텔레닉스 상담사들을 전원 고용 승계하고, 그 방식으로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고용을 최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사측은 또 새 회사에서 이들의 근속을 인정하고 연차휴가일을 유지하며, 적어도 복지나 노동조건 등 기존 처우가 악화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또 근무지 이동이 필요할 경우 기존 근무지역(시 단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했다.

노사는 다음달부터 상담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꾸려 운영하기로 했다. 합의서는 “위탁사로서 지원할 수 있는 감정노동자보호, 감염병 예방, 운영 개선을 위해 ‘감정노동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11월부터 구성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LG헬로비전과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이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체결한 ‘LG헬로비전 콜센터 고용안정 및 처우관련 이행 합의서’. 희망연대노조 제공
▲LG헬로비전과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이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체결한 ‘LG헬로비전 콜센터 고용안정 및 처우관련 이행 합의서’. 희망연대노조 제공

사측은 이에 앞서 상담노동자들에게 적어도 전달까지 해당 월의 영업정책 변경을 공지하도록 지원하고, 업무 부여와 성과 보상을 합리적으로 운영하면서 현장 노동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 CJ계열사 가운데 CJ헬로 고객 상담을 맡던 CJ텔레닉스 콜센터 노동자들은 올해 초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해 LG헬로비전로 바뀌면서 고용 연장 여부가 더욱 불명확해졌다. LG헬로비전이 CJ그룹에서 떨어져나온 상황에서 CJ텔레닉스와 업무 위수탁 종료가 임박한 까닭이다. 이에 CJ텔레닉스지부는 LG헬로비전에 이들을 직접고용하고 실적·영업 압박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며 서울 상암동 LG헬로비전 사옥 앞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해왔다.

LG헬로비전은 “확인서를 통해 상담원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에 대한 희망연대노조와의 공유사항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는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CJ텔레닉스와 교섭이 지난 14일 결렬됐다. 사측은 임금인상과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휴게시간 요구에 임금동결 등을 제시하면서 1년 미만 상담사들의 이직률이 높은 점을 당당하게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희망연대노조 CJ텔레닉스지부는 “여전히 상담사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라며 “오늘을 시작으로 더 큰 싸움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CJ텔레닉스지부는 이날 체결식을 치른 뒤 LG헬로비전 사옥 앞에 세운 농성장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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