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탈당을 선언했다.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던진 후 당에서 징계처분을 받았고 재심을 청구했지만 구제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관련 발언을 자제했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번 만나 볼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글에서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다”며 “당 지도부가 바뀐지 두달이 지났고 윤리위 회의도 열렸지만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적었다. 

금 전 의원은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가 나타난다”고 당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이 이끌던 민주당, 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금 전 의원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당내에서 쓴 소리를 냈고 지난해 12월 공수처 법안에 기권표를 던진 뒤 당내 지지자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21대 총선에서는 서울 강서갑 공천 경선에서 탈락했다. 지난 5월 당 윤리심판원은 당론 반대 표결을 이유로 경고 처분했고 그는 재심을 청구했다. 

▲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민중의소리
▲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민중의소리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대화에서 금 전 의원 탈당에 대해 “노코멘트하겠다”며 “지금 자연인으로서의 탈당이기 땜에 큰 의미가 있을런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심 청구에 대해 5개월간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 관련 허 대변인은 “탈당의 변에 관해 확인해보고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같은당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타깝지만 본인을 위해서나 민주당을 위해서나 잘 된 일”이라며 “정치를 계속하겠다니 국민의힘행 보다는 국민의당행을 권면한다”고 썼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인연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같은당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비록 탈당했지만 진보진영에서 끊임없는 실천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진일보하는데 늘 함께 해주길 희망한다”고 남겼다. 

야당에선 금 전 의원을 지지하는 반응이 많았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금 전 의원의 인재영입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탈당했다는 건 신문에서 봤는데 그 분 의향이 어떤지 확인할 길이 없다”고 답했다. ‘의향을 알아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탈당 관계없이 가끔 만나기도 했던 사람이니까 한 번 만나볼 생각은 있다”고 답했다. 

같은당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람에게 가장 힘든 것은 마음 따로 몸 따로 행동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내부에는 합리적이고 훌륭한 지인들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분들은 문제의식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한다. 그래서 금태섭 전 의원을 응원한다”고 썼다. 

같은당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의원의 소신 따윈 필요 없고 징계의 대상이나 되는 정당에서 누군들 몸담고 싶겠는가”라며 금 전 의원을 응원하는 글을 남겼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 내에서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할말 하는 정치적 이성과 소신을 가진 몇 안되는 정치인”이라며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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