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보 철거 등을 통한 ‘4대강 재자연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4대강 관련 보 철거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정부 들어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보를 철거하고 옛날 금모래, 은모래를 복원한다고 한다”면서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 지사는 “전면적으로 모두 ‘올 오어 낫띵’(all or nothing)이라고 할 수 없고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데”라면서도 “기본적으로 철거하고 자연천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이 재차 “여주 이포보, 강천보, 여주보 등 보 철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며 “여주는 상습 침수 지역이라 해마다 홍수가 나면 그야말로 불안에 떠는 곳인데 지금은 안전지대가 됐다”고 하자 이 지사는 “환경단체들이나 일부 주민들은 철거를 원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
▲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

MBC PD 시절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을 통해 4대강 사업 허구성을 비판한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20일 페이스북에 “오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지사의 4대강 보 철거 문제에 의미 있는 답변이 나왔다”며 “(이 지사는) ‘철거하고 자연천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유력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는 분의 보 철거에 대한 긍정적 입장이 나와 다행이다. 다른 분들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 PD는 송 의원 질의에 “송 의원은 ‘보가 있는 여주 지역은 상습 침수 지역인데 안전해졌다’고 했다. 송 의원은 아마 보에 홍수 조절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라며 “여러차례 말씀드렸지만 보는 홍수 조절 기능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최 PD는 “보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물 흐름을 방해해 홍수 위험을 가중시키는 시설”이라며 “보를 철거하면 홍수 위험도 줄어든다. 그러니 보 철거하면 홍수 위험이 있다는 무식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최 PD는 “송 의원은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이고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까지 지낸 인물”이라며 “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는 분인데 문제가 큰 발언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는 이 지사의 ‘국민의짐’ 발언에 야당이 감사 중단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의원이 경기도 홍보 예산을 지적하니 (이 지사가) ‘일베 수준의 조작과 선동’, ‘이러니 국민의 짐’이라고 했다”며 이 지사 태도를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 감사 중단 요구에 이 지사는 “저의 말씀은 그러지 않길 바란다는 선의”라며 “듣는 사람 입장에서 다를 수 있고 상처 받을 수 있는 점을 인정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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