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인기 캐릭터 ‘펭수’를 둘러싼 EBS와 자회사 구성원 사이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EBS 자회사인 ‘EBS 미디어’ 구성원들은 당초 EBS미디어가 갖고 있던 EBS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 단행본 출판사업, 전시·공연 사업권 등의 일방적인 본사 회수를 문제 삼고 있다. 반면 EBS는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 이관은 “EBS가 보유한 지적재산을 통합 관리하고, EBS미디어의 주주로서 경영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 문제는 지난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EBS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사가 EBS 자회사 사업을 빼앗았다”며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한 의원은 “EBS 본사는 캐릭터 펭수가 인기를 얻자 지난해 11월 EBS미디어와 협상을 통해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에 한해 사업권 조정 합의서를 우선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캐릭터 ‘펭수’가 시청자 호응을 얻자 자회사로부터 라이선스를 급하게 회수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명중 EBS 사장은 “지난해 자회사 EBS미디어는 캐릭터 사업에 적자를 보고 있었다”며 “EBS 자회사는 8년 동안 수익모델을 못 찾고 본사에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었고 펭수뿐 아니라 캐릭터 전체를 이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 EBS 인기 캐릭터 펭수. 사진=자이언트 펭TV.
▲ EBS 인기 캐릭터 펭수. 사진=자이언트 펭TV.

EBS는 16일 공식 입장을 통해서도 “펭수 캐릭터와 ‘자이언트 펭TV’ 프로그램은 EBS에서 기획·제작했으며 콘텐츠 제작은 전적으로 EBS 영역으로 EBS미디어는 펭수 IP(지적재산)에 관여한 바가 없다”며 “EBS미디어에 위탁된 사업 영역 중 하나가 캐릭터 이름과 디자인을 상품에 사용하도록 하고 수수료를 받는 EBS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이며 2019년 11월 EBS로 이관했다”고 강조했다.

EBS 측은 EBS 미디어가 지난해 한 해 매출이 100억 규모인데도 영업이익이 9800만원에 불과했다며 특히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에서 2200만원의 영업손실 발생했다고 밝혔다. 즉, “EBS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 이관은 EBS가 보유한 IP를 통합 관리하고, EBS미디어 주주로서 경영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펭수를 포함한 뿡뿡이, 번개맨, 뚜앙 등 EBS 전체 캐릭터에 대한 라이선스 사업권을 자회사인 EBS미디어에서 본사로 이관하는 사업권 조정 합의에 대해서도 “각사가 보유한 각기 다른 전문 역량을 필요한 부분에 집중해 성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자구책의 일환이었으며 다각적 분석과 관련 협의의 결과물”이라고 본사 EBS는 주장했다.

자회사인 EBS미디어 구성원들은 이 같은 EBS 입장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EBS미디어분회는 15일 성명을 통해 “지난 1년 간 수차례 부당한 사업위탁 협약에 이의를 제기해왔지만, EBS미디어가 펭수를 제작 혹은 개발했다는 언급을 어디에도 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EBS미디어가 갖고 있던 EBS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을 포함한 단행본 출판사업, 전시·공연 사업권 등의 일방적 회수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EBS미디어가 2012년 출범부터 지난해까지의 매출 711억원 중 156억원에 가까운 수익분배금을 본사에 돌려주는 등 EBS의 일방적 사업 회수로 EBS미디어가 적자 위기에 놓였다는 점 등을 비판했다.

언론노조 EBS미디어분회는 “자회사가 그동안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은, EBS미디어의 유일한 주주인 EBS의 자회사 운영 전략 부재와 임원 인사 참사가 그 원인”이라며 “이런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원인 제공자는 온 데 간 데 없고, 책임을 온전히 우리에게 돌려 회사의 존폐, 직원의 생존을 무기 삼아 조직을 흔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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