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표기를 쓰지 않기로 공언한 JTBC가 [단독]을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

JTBC ‘뉴스룸’은 지난 6일 “2년 전 사라진 북 외교관… 조성길 대사대리, 한국에”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가 한국행을 택해 현재 한국에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JTBC ‘뉴스룸’ 방송 보도에서는 [단독] 표기를 달지 않은 대신 ‘저희 JTBC 취재 결과’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다만 온라인에 기사를 올릴 땐 “[단독] 2년 전 사라진 북한 외교관… ‘조성길 대사대리, 한국 정착’”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JTBC가 [단독] 표기를 쓰지 않겠다고 한 지 2년8개월 만이다.

▲JTBC ‘뉴스룸’은 지난 6일 “2년 전 사라진 북 외교관… 조성길 대사대리, 한국에”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방송 보도엔 [단독] 표기가 없다. 사진=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JTBC ‘뉴스룸’은 지난 6일 “2년 전 사라진 북 외교관… 조성길 대사대리, 한국에”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방송 보도엔 [단독] 표기가 없다. 사진=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JTBC가 온라인 기사엔 [단독]을 표기했다. 사진=JTBC페이지화면 갈무리.
▲JTBC가 온라인 기사엔 [단독]을 표기했다. 사진=JTBC페이지화면 갈무리.

이날 김성탁 JTBC 보도국장은 보도국 구성원들에게 공지했다. 김성탁 보도국장은 구성원들에게 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기사에 한정해 온라인에 올릴 때 [단독] 표시를 붙이기로 했다고 알렸다.

JTBC는 2018년 2월28일 “JTBC 뉴스, ‘단독’ 버린다… 국내 언론사 첫 시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JTBC 뉴스가 앞으로 자사의 단독 취재라 하더라도 뉴스 프로그램에서 ‘단독’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언론사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JTBC 보도국은 지난주 평기자들을 포함한 회의체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뉴스 혁신안을 최종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JTBC는 “‘단독’ 혹은 ‘특종’은 언론사가 뉴스를 취재 보도할 때 타사보다 앞서거나 홀로 취재한 내용 가운데 공익적 가치가 큰 기사를 일컫는 표현이다. 모든 언론사가 취재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단독’이나 ‘특종’이 특히 시장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채널과 매체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과해지고 ‘단독’이 남발되는 현상을 보여 온 것이 현재의 우리 언론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2월28일 JTBC 기사. JTBC는 [단독] 표기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사진=JTBC페이지화면 갈무리.
▲지난 2018년 2월28일 JTBC 기사. JTBC는 [단독] 표기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사진=JTBC페이지화면 갈무리.

구성원들은 당시 [단독] 표기를 없애자는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최초 보도를 한 것에는 구분을 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이 있었다. JTBC 한 기자는 “최초 보도를 한 후 다른 언론이 기사를 따라 쓰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최초 보도를 한 매체 기사는 금방 사라진다. 누가 최초 보도했는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JTBC 관계자는 15일 미디어오늘에 “보도물이 포털 등 온라인에서 소비되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하다. 공들인 심층 보도물조차 방송 직후 유사 제목과 일부 내용 인용, 일부 다른 내용 추가 등 형태로 여러 매체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다룬다. 그렇다 보니 최초 보도한 내용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고 짚은 뒤 “이목이 집중되는 사안에서 새롭고 중요한 취재 내용이거나 사회적 의미가 큰 내용, 탐사 또는 심층 보도물 등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단독] 표기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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