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아들에게 자필 대신 타이핑 편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자 청와대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타이핑이 왜 논란 소재가 되어야 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대통령의 서한은 대통령께서 먼저 육필로 쓴다. 메모지에 직접 써서 주시는 내용을 비서진이 받아서 타이핑을 한 뒤 전자서명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뿐 아니라 외국 정상에게 발신하는 대통령 친서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타이핑을 하고 전자서명을 하고 있다. 대통령께로 오는 외국 정상의 친서도 타이핑을 한 것입”이라며 “‘빌 게이츠’ 회장이라든지 그룹 U2의 ‘보노’가 보낸 편지, 또 ‘프란치스코’ 교황의 구두 메시지가 담긴 서한 역시 그렇게 타이핑을 한 것이었다”고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피살된 공무원 아들에게 보낸 편지(유족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피살된 공무원 아들에게 보낸 편지(유족 제공).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피살된 공무원 A씨 아들에게 “내게 보낸 편지를 아픈 마음으로 받았다”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 아드님도 해경의 조사와 수색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지난 5일 언론에 공개된 아들의 편지는 8일 A씨 형 이래진씨가 고영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에게 전달했다.

형 이씨는 A씨가 ‘월북’하려 했다는 당국 발표를 부인하며 해경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도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가 24일째 접어들며 무능한 수사당국의 갈팡질팡에 국민들은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며 “동생의 피격사건 이후 해경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니 더 이상 믿기가 어려워진다. 좌고우면보다 모든 정황을 냉철하게 판단해 조속히 종결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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