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승진한다(서울신문) - 13일 오후 5시51분
[단독]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된다(매일경제) - 13일 오후 6시6분
[단독] 현대차그룹, 20년만에 총수 교체..정의선 회장 취임(이데일리) - 13일 오후 6시11분
[단독] ‘정의선 시대' 개막…현대車 회장 취임(매일경제) - 13일 오후 7시39분
[단독] 닻 올리는 정의선號… 혁신·책임경영 가속(매일경제) - 13일 오후 7시51분
[단독]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된다(서울신문) - 14일 오전 5시6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에 올랐다는 소식을 앞서 전한 언론들이다. ‘[단독]’ 꼭지를 달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신문이 가장 빨랐지만 서울신문은 13일 첫 보도 이후 14일에도 ‘단독’을 달아 보도했다. 

매일경제도 13일 오후 6시6분(포털사이트 ‘다음’ 기사 입력 시간 기준), 오후 7시39분, 오후 7시51분 기사에 모두 단독을 달았다. 정의선 부회장이 회장에 취임한다는 기사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단독의 사전적 의미는 ‘단 하나’다. 한 정보에 단독 기사는 하나일 수밖에 없는데도 ‘단독 남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단독’을 달아야만 포털을 통해 독자들에게 기사 알림 전송을 할 수 있는 등 포털의 발 묶인 오늘을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하다. 

기사 홍수과 경쟁 속에 독자 눈에 띄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실제 이와 유사한 과거 사례에서 매체 비평지 기자가 단독 남발을 지적하자 “내용은 같아도 맥락이 달라 단독”이라고 해명한 기자도 있었다. 이 같은 해명에도 조회수 확보를 위한 꼼수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에 올랐다는 소식을 앞서 전한 언론들이다. ‘[단독]’ 꼭지를 달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진=포털사이트 다음 화면 갈무리.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에 올랐다는 소식을 앞서 전한 언론들이다. ‘[단독]’ 꼭지를 달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진=포털사이트 다음 화면 갈무리.

지난 3월 ‘코미디 대부’ 자니 윤씨의 타계 소식을 빠르게 전했던 더팩트는 후속 기사에서 “더팩트 타계 소식 보도를 기준으로 3시간 뒤인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단독]을 주장하는 사망 기사가 무려 7개나 쏟아졌다. 엄청난 ‘단독 풍년’이었다”며 “한 유명 코미디언의 ‘사망’이라는 단 하나의 팩트를 두고 수많은 매체들이 버젓이 [단독]을 걸어 기사를 냈다”고 꼬집었다. 타계 소식에 자니 윤의 지인 멘트를 버무려 단독 기사를 처리하는 광경에 대한 씁쓸한 비평이었다.

지난 2018년 6월 한국언론학보에 실린 유수정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의 논문(‘포털에서 유통되는 단독 보도의 유형에 대한 탐색적 연구’)을 보면, 포털에 유통되는 단독 제목의 기사들의 절반 이상이 공개된 정보를 활용한 단독 취급 유형이었고, 실제로 기획 및 탐사 보도 등을 통해 단독으로 이슈를 발굴하는 기사는 14.0%(2017년 9월11일부터 24일까지 작성된 2주간의 기사 778개)에 불과했다. 

유 위원은 “일시적인 트래픽을 올리기 위한 단독 제목의 남용은 언론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위험이 크다”며 “뉴스 공급이 많아지면서 이용자들은 어떤 뉴스가 독창적인지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인터넷 환경은 그러한 기사가 독창성이 있는지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검색 조건을 또한 제공하고 있다”면서 “언론사들은 ‘단독’이라는 제목을 붙이면 트래픽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속에 경쟁을 해오고 있지만, 뉴스 이용자는 누가 더 빨리 썼느냐보다는 보다 더 심층적이고 정확한 보도를 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선 회장을 둘러싼 단독 경쟁에 AP신문은 14일 “원조식당 앞에 ‘진짜' 원조를 달듯이. 단독 기사 컷 앞에도 ‘진짜 단독'이라는 컷을 달아야 되는게 아닌가 싶다”고도 꼬집었다. 분 단위로 노출되는 단독 보도만큼 우리 언론 신뢰도도 조금씩 하락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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