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언론사에 집행한 광고 등 홍보비가 회장 연임 시기 등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이 14일 공개한 ‘4대 금융지주사 홍보비 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이들 회사는 최근 3년(2017~2019년)간 약 5200억원의 홍보비를 지출했다. 신문·방송·인터넷언론 등에 집행한 광고비를 모두 합한 액수다. 

이 기간 홍보비를 가장 많이 쓴 곳은 KB금융으로 총 1433억원 규모였다. 이어 신한금융 1307억원, 하나금융 1288억원, 우리금융 117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상승률을 보면 지난 2017년 1430억원이던 4대 금융지주 홍보비는 지난해 2095억원으로 2년 새 666억원(46.6%)이 올랐다. 

▲ 4대 금융지주사 홍보비 집행 현황. 자료=김한정 의원실
▲ 4대 금융지주사 홍보비 집행 현황. 자료=김한정 의원실
▲ 4대 금융지주사 홍보비 집행 현황. 자료=김한정 의원실
▲ 4대 금융지주사 홍보비 집행 현황. 자료=김한정 의원실

 

특히 해당 금융사의 홍보비는 회장 연임시기에 맞춰 크게 증가했다.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홍보비가 크게 늘었다. 우리금융은 2018년 350억원에 비해 지난해 139억원(39.5%)이 증가한 489억원을 집행했다. 신한금융도 2018년 415억원보다 145억원(34.9%) 증가한 560억원을 집행했다.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회장 연임이 지난 3월 주주총회로 결정됐다. 이를 앞두고 지난해 우리금융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F) 불완전판매로 금융감독원의 검사·제재가 있었고, 신한금융도 조용병 회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던 시기다. 지난 3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각각 주총을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다른 금융지주사 역시 비슷했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2017년 397억원으로 가장 많은 홍보비를 집행했다. 전년보다 17% 증가한 수치였는데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같은해 11월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 역시 2018년 3월 김정태 회장 3연임을 앞두고 2017년 371억원, 2018년 424억원의 홍보비를 집행했다. 

김한정 의원은 “언론 홍보비가 그룹사 홍보 차원 이외 다른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며 “금융지주 회장 연임 직전에 재임시 성과 관련 기사가 집중 보도되고 DLF 제재 이후 금감원의 비난성 기사가 집중되는 건 우연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금융지주회장의 ‘회전문 인사’, ‘셀프 연임’ 등 1인 지배체제가 공고화하면서 금융의 사유화가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지주사의 언론 홍보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금융지주 체제의 전면적 점검과 그 결과를 토대로 금융지주사 법규·내규 등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의원은 4대 은행이 지난 한해 4200억원이 넘는 광고비를 쓴 사실을 공개했다. 

[관련기사 : 4대 은행 광고선전비 연 4200억원 세부 내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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