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와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가 2017년 10월13일 SBS 대주주와 노사 합의 3년을 맞아 집회를 열고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SBS본부와 협의 테이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SBS본부는 지난 7일부터 윤 회장과 단독 협의를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 앞 릴레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이날 “2017년 오늘은 SBS에 기념비적 날이었다. 방송사로는 최초로 사장 임명동의제 합의가 이뤄졌고 그간 대주주가 이익을 빼돌리려 만든 왜곡된 SBS 사업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추가 합의가 논의됐다”며 “그런데 3년 만에 이 자리에 서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렇게밖에 될 수 없는지 후회가 물밀듯하다”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와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가 13일, 2017년 10월13일 SBS 대주주와 노사 합의 3년을 맞아 집회를 열고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SBS본부와 협의 테이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와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가 13일, 2017년 10월13일 SBS 대주주와 노사 합의 3년을 맞아 집회를 열고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SBS본부와 협의 테이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윤창현 본부장과 윤석민 당시 SBS미디어홀딩스 부회장, 박정훈 SBS사장은 지난 2017년 10월13일 SBS‧SBS A&T 사장, 보도편성‧시사교양본부장 임명동의제를 시행하고 사외이사 선임에 노조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의 합의안에 서명했다. 그간 대주주가 방송사 주요 보직 인사와 운영을 좌우한 데 제동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방송사 소유‧경영을 분리하고 수익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대주주가 지난해 3월 소유‧경영분리 원칙을 주장한 인사를 좌천하는 한편 통제를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하면서 언론노조 SBS본부가 사측의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노사 관계는 노조의 일방 대화 요구로 평행선을 달렸다. 태영건설은 올초 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에 나섰고, 방송통신위원회는 TY홀딩스 설립 사전승인 조건으로 “자회사 개편 등 경영계획 수립 시 SBS 종사자 대표와도 성실하게 협의”할 것을 걸었다. SBS본부는 이행각서에 서명한 윤 회장과 협의 테이블을 요구하지만 윤 회장은 서면협의를 주장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와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가 13일, 2017년 10월13일 SBS 대주주와 노사 합의 3년을 맞아 집회를 열고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SBS본부와 협의 테이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와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가 13일, 2017년 10월13일 SBS 대주주와 노사 합의 3년을 맞아 집회를 열고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SBS본부와 협의 테이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윤창현 본부장은 “SBS 주주로서 묻는다. 3년 전 합의 이후 주가가 오르고 시장 평가가 잘 나왔는데 지금 주가는 1만5000원 수준으로 첫 공모 당시 가격인 1만9000원보다 오히려 깎였다. 왜 이렇게 됐느냐”며 “대주주가 방송사 운영에 투자하지 않고 건설사업 뒤치다꺼리를 하도록 하고, 방송사 수익은 빼돌리는 한편 보도지침을 내리면서 SBS를 망쳐왔다”고 했다. 윤 본부장은 “윤석민 회장을 만나 건설사업을 위한 ‘윤활유’가 아닌 방송과 콘텐츠, 미디어 미래를 위해 투자할 생각이 있는지 확인하기 전까지 이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동운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SBS 대주주는 위기의 순간을 넘기면 노조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려왔다. 특히 윤 회장이 새로 취임하고, 그나마 남았던 방송언론 책무를 다하려는 이사진을 해임하며 SBS를 망가뜨리기 시작한다”며 “올바른 언론을 만드는 데 우리 힘을 다 하겠다는 노조 약속으로 언론노조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김춘영 JTV전주방송지부장은 “종사자 대표와 성실 협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기업 회장은 방송사 대주주 자격이 전혀 없다”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와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가 13일, 2017년 10월13일 SBS 대주주와 노사 합의 3년을 맞아 집회를 열고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대면 협의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피켓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와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가 13일, 2017년 10월13일 SBS 대주주와 노사 합의 3년을 맞아 집회를 열고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대면 협의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피켓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양병운‧김준희 언론노조 특임부위원장과 김상우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 의장‧강용주 SBSA&T지부장‧이광구 G1강원민방지부장‧김춘영 JTV전주방송지부장‧장원석 CJB청주방송지부장‧박재영 JIBS제주민방지부장‧최희택 TBC대구방송지부장‧김영곤 UBC울산방송지부장‧오동운 언론노조 MBC본부장‧최진주 한국일보지부장 등이 이날 집회에 참가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13일 노보를 통해 조합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SBS의 미래를 개척할 자구 노력의 핵심은 대주주의 몫이다. 우리는 TY홀딩스 승인 조건의 이행 과정과 SBS 재허가 심사 과정을 통해 윤 회장이 과연 그러한 자구노력을 기울일 의사가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SBS와 TY홀딩스 측은 언론노조 SBS본부 집회 개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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