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서울지방검찰청과 서울고등검찰청, 대검찰청 등을 담당했던 사회부 법조기자들의 출입처 변경에 나섰다. 서울에 있는 동부·남부·북부·서부지검 및 지방법원까지 법조기자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그동안 지검 및 지법 취재는 사회부 경찰기자들 몫이었다.

MBC는 동부·남부·북부·서부지검 및 지법을 끼고 있는 경찰기자 단체 대화방에 법조기자 일부 입장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출입기자 간사단은 MBC 법조기자들이 경찰기자 단체방 입장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모았다고 알려졌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 ⓒ언론노조.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 ⓒ언론노조.

각사마다 경찰 기자 라인 구별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9개(강남라인·광진라인·혜화라인·경기북부라인·영등포라인·관악라인·마포라인·종로라인·중부라인)로 나뉜다. MBC는 이 가운데 강남라인(동부지검), 혜화·경기북부라인(북부지검), 영등포라인(남부지검), 마포라인(서부지검) 등 경찰기자 단체방에 자사 법조기자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요청했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법무부 훈령) 등을 본격 시행함에 따라 기자들과 검찰 관계자의 만남이 쉽지 않아졌다. ‘피의사실공표죄 사문화 문제’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였다.

또 과거와 달리 굵직한 수사가 서초동 검찰에만 배당되지 않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은 서울동부지검이 담당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과 라임자산운용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이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입구에서 취재진이 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 10월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입구에서 취재진이 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허유신 MBC 인권사법팀장은 13일 미디어오늘에 “그동안 서초동 법조팀이 지검에 있는 사건을 따로 취재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아예 조직 개편을 달리한 점은 의미 있게 보일 수 있다”며 “최근 들어 중앙지검이나 지법에 큰 사건이 집중되는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 재경 동서남북 지검과 지법에도 주요 사건이 배당된다. 중앙을 제외한 4곳의 검찰과 법원들의 역할이 예전보다 많이 강화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재 효율성과 일관성 측면에서 판단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허유신 팀장은 “중앙에 있는 취재원들이 지검과 지법으로 수시로 이동한다. 서초동에 있던 취재원이 지검에 가면 이동했다는 이유로 접촉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법무부 훈령 등 시행으로 검찰 취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허 팀장은 “효율성과 일관성 측면에서 서초동 법조기자들이 지검과 지법까지 취재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기존 경찰기자 단체방에 법조기자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준 간사단에도 감사한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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