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이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SNS를 통해 정부 인사를 비판하고 있는 MBC 기자를 공개 비판했다. 과방위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를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인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13일 ‘공영방송 기자의 SNS활동은 어디까지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까’란 제목의 글에서 “MBC 몇몇 기자의 SNS가 회자가 되고 있다. 공정성에다 타인에 대한 비방까지 문제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입술의 생김새를 들어 외모 비하를 하고 삿된 의미까지 두어 명예훼손을 일삼고 있다. 언어를 통해 사실을 전하는 기자라고는 믿기 힘든 판단력과 어휘 사용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앞서 MBC 이아무개 기자는 2일 전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씨는 죽어야되겠다 정치적으로. 노무현씨처럼 물리적으로라고는 안 했다”라고 적으며 “맹바기(이명박)와 뭐가 다르냐? 오히려 더하단 말이다”라고 적었다. 이 같은 게시글을 비롯해 현 정부 인사를 비판·비난한 게시글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주목을 받으며 몇몇 매체가 해당 기자의 SNS 내용을 기사화하기도 했다. 

▲이원욱 국회 과방위원장. ⓒ이원욱 의원실
▲이원욱 국회 과방위원장. ⓒ이원욱 의원실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공영방송이 갖는 무게는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품격과 맞닿아 있다. 지금 MBC가 갖는 사회적 가치는, 국민이 준 신뢰에 바탕하고 있다”며 “이런 나의 비판에 대해 언론탄압이라고 한다면, 공영방송의 명예와 녹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지닌 ‘기자’ 그대의 SNS를 보라, 그 속에 담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증오와 남에 대한 비방이 과연 기자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MBC를 포함한 공영방송은 SNS가 갖는 사회적 무게를 이해하고, 그에 걸맞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단순히 지키거나 말거나 하는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는 모습에 대해서는 기자라는 이름에 대해 질문하고 화답해야 하는 그런 ‘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과방위원장이 공영방송 기자의 SNS를 문제 삼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같은 과방위원장의 행보에 따라 오는 19일로 예정된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서 MBC 기자의 SNS 내용과 SNS 가이드라인이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기자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언론탄압”이라며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MBC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SNS 가이드라인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모아지는 중”이라며 “회사 차원의 징계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기자가 올리는 ‘페북글’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이아무개 기자는 1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정치적으로라는 말을 붙였는데 뭐가 문제인가. 선정을 베풀지 못한 대통령은 (나중에 기억에서) 빨리 사라지는 게 좋다는 의미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외모 표현에) 나쁜 느낌을 가졌다면 유감이지만, 엄청난 힘을 가진 대통령제의 대통령으로서 그만한 정도의 비판은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과방위원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대해선 “비열하게 느껴진다”고 비판하며 “내가 받을 ‘벌’은 이미 ‘대깨문’(맹목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표현)으로부터 차고 넘치게 받았다. 온갖 폭언과 저주를 당할 만큼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깨문’의 양념질은 문화적인 블랙홀이다. 집권세력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는 “특별히 SNS를 중단할 이유는 없다”면서 “소모적인 격정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에는 신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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