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미디어 생태계를 바꿔놓았습니다. 특히 지역 방송은 생존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비단 코로나19 영향 때문이 아니라 지역 방송은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계속돼 왔습니다. 미디어오늘은 학계와 시민단체, 지역방송 구성원들의 기고글을 통해 지역 방송의 정체성부터 다매체 환경에 놓인 지역 방송의 자구 노력, 나아가 정부의 지역방송 정책에 대한 방향을 묻고자 합니다. 지역방송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잘못하고 있는 부분도 따끔하게 질타하는 목소리를 담겠습니다. 지역 방송 존재가치를 묻는 독자들에게 조그마한 실마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해당 릴레이 기고는 미디어오늘과 MBC계열사 전략지원단이 공동기획했습니다. - 편집자주

 

현재 지역방송의 종사자는 90년대 지역민방의 태동기와 지상파만이 방송 매체로 존재하던 시절에 뽑힌 인원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그 당시 경제 성장률이 10%를 넘기던 시대라 대졸 취업자들은 서울로, 대기업으로 어렵지 않게 취업을 하던 시기였다. 물론 방송사업자 중 지상파 사업자들도 경쟁이 없었던 소위 독과점의 영역에서 비용보다 3~4배의 광고수입을 올리던 시절이었고, 방송시간 증가와 HD방송 개시로 인해 대규모의 방송직 채용이 이어졌다. 제작비와 인건비 또한 광고주이 줄을 서 있으니 비용을 신경 쓰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더불어 지역 방송의 흑자 또한 2002년 월드컵 이후 10여 년 간 더 지속되었고, 성공한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 연계해서 팔던 대기업의 광고는 항상 넘쳐났으며, 더불어 재전송법으로 케이블 방송과 IPTV의 해당 지역방송 권역 수입이 보장되었다. 매년 잉여 수입으로 유보금을 쌓아왔고, 그 이익을 환원하기 위한 방송 제작과 공익사업들은 수회 열렸었다. 그러나 종편의 등장과 디지털 방송환경의 도래로 인해 지역방송의 수입은 1/4로 급감하였고, 어떠한 대응도 하지 못한 채 기존 지상파 방송만을 전부로 여기던 지역방송은 최근 5년간 사당 수십억씩의 적자를 보고 있으며 쌓아왔던 유보금이 고갈되는 지역방송은 2년 내 차입 경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 방송 안테나. 사진=gettyimagesbank
▲ 방송 안테나. 사진=gettyimagesbank

광대역 통신망과 인터넷 산업은 콘텐츠의 전파 거리와 속도를 향상시켰으며, 다양한 휴대폰과 타블렛 등 수신 디바이스의 발달은 디지털 영상시대의 앞당겼다고 볼 수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기존 영상 제작의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수입은 쇠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매체로의 광고 파편화와 짧은 영상에 익숙한 젊은 시청자의 외면이 주된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2010년 이후 적극적인 인력채용이 없었던 지역방송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적응조차 늦었고, 지상파 프로그램을 제작하기에도 그 인원은 늘 부족했다. 지출 중 인건비 비중이 높은 지역방송사는 결원이 생겨야 직원을 채용하는 형태로 신규인력 확충의 빈도는 낮았고, 뉴미디어 제작에 있어 젊은 인력의 확충보다 방송 재허가를 위한 편성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TV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했었다.

과연 지역민에게 그 지역방송 프로그램과 뉴스의 영향력이 과연 존재할까? 물론 우리 방송사의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많이 보게 만들까?에 대한 고민을 수 없이 해왔을 것이다. 과거 아날로그 시절에 나의 조회 수는 표본이 얼마되지 않는 셋탑박스가 주는 시청률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실시간으로 세계와 수도권의 콘텐츠를 접근하고 소비하고 있다. 지역방송의 제작자 또한 지역뉴스 시청률만큼 유튜브 제작된 뉴스 조회 수의 성과를 느껴야 할 시기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지역방송은 제작인원 고령화, 방송편성과 기존제작의 틀 등 변화할 수 없는 실정 등으로 사전제작, 쉬운 스트리밍과 짧은 영상으로 무장한 MCN(멀티채널네트워크), 1인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 경쟁력을 따라 갈 수 없다.

이제는 그렇다면 지역방송의 인력과 조직도 차세대 미디어에 방점을 찍고 변화해야 한다. 최근 지역MBC 내부에서는 뉴미디어콘텐츠 협의회라는 조직이 2018년부터 활동을 하고 있다. 비록 그들은 온라인으로 대화하고 자신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홍보하고, 기술적 고민을 협업으로 해결하면서 유튜브를 만들고 있다. 기존 TV방송의 재제작위주에서 각자의 색깔을 가진 콘텐츠를 다양한 디지털 매체에 로딩하면서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2019년 518기념 주간 유튜브 39시간 편성을 시도했던 광주MBC는 지역방송 최초로 SNS 기획PD도 채용을 했다. 스스로 협업하고 내부 변화를 시도하고 다양한 방향을 모색하는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 유튜브. 사진=gettyimagesbank
▲ 유튜브. 사진=gettyimagesbank

몇몇 지역 방송 또한 권역을 넘어선 새로운 매체로 영향을 확대를 SNS와 유튜브로 시도를 했었다. 지역성 있는 뉴스를 전국화하는데 지상파만큼 뉴미디어도 활용이 되었다. 콘텐츠 중심으로 조직개편한 부산MBC는 최근 태풍보도에서 유튜브를 통해 1인 미디어형태로 제작의 간단함을 넘어 상세한 설명과 제보를 통해 유튜브의 장점을 이용했고, 재난 시 수도권 위주의 지상파 방송편성의 한계를 넘어섰다. TV방송의 지역성이 아니라 유튜브 방송으로 지역성을 보여준 셈이었다. 지역방송에서 전달하고 싶은 내용 중 가장 빠른 방법은 휴대폰으로 전달된다. 전파 도달거리라는 권역도 없고, 서울이 허락해야 편성 규정도 없는 매체이니 지역방송도 이젠 이슈있는 콘텐츠라면 실검 상위권이 쉽게 되는 시대이다.

현재로서 유튜브는 제일 영향력 있는 매체가 되어 있다. 과거 DMB TV를 보다 자동차 사고가 많았다는 2012년 기사들은 그 당시 지상파 방송이 모바일 방송을 선도하는 듯했었고, 2000년 중반 ‘싸이질’이라는 싸이월드는 2700만의 가입자로 지금의 SNS와 같은 파급력을 가졌었다. 그러나 망하거나 잊혀졌다. 끊임없는 기술적 변화에 의해 또 다른 매체가 현재 유행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 넷플릭스와 유튜브도 언제 대체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단 한가지 중요한 점은 지역 방송인도 콘텐츠 제작자로서 끊임없이 시대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하기도 바쁜데 어떻게 유튜브를 해!’는 ‘유튜브도 해 봐야지‘로 바꿔야 할 것 같다. 모든 산업은 디지털화는 혁명일 정도로 대세가 되었다. 지역방송이 잘해 왔던 미디어 산업도 예외일 수가 없다, 그래도 우리가 잘하는 콘텐츠 생산자로서 프로그램과 함께 유튜브를 만드는 것이 태양광이나 소고기 파는 사업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 권창모 대구MBC 디지털미디어팀
▲ 권창모 대구MBC 디지털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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