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 대처와 함께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정책마련이 필요한 시기다. 이에 국회에서도 관련 세미나 등 대안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코로나 관련 입법·정책개발비로 최근 4개월간 70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은 국회사무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지난 5월부터 8월말까지 국회의원실의 입법·정책개발비 집행내역을 입수해 분석했다. 국회는 국회의원들에게 의원회관 건물 내 세미나실을 무상으로 대관하고 각종 공청회·토론회 등을 진행하면서 든 비용을 지원한다. 의원실에서 세미나·공청회 등을 주최할 때 토론자로 참여하는 이들에게는 40만원 한도 내에서 사례비나 선물을 지급할 수 있다. 

입수한 자료 중 ‘코로나’, ‘감염병’이라는 단어가 있는 경우를 모두 합산했다. 때문에 코로나19 감염병 확산방지 대안뿐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화할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주제를 논의한 세미나·간담회 등도 포함했다. 

▲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월29일 주최한 '코로나블루 극복을 위한 대응전략 세미나' 모습. 사진=양기대 의원실
▲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월29일 주최한 '코로나블루 극복을 위한 대응전략 세미나' 모습. 사진=양기대 의원실

 

코로나 관련 입법·정책개발비는 총 6930만3880원(59건)으로 나타났다. 액수별로 보면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월29일 진행한 ‘코로나블루 극복을 위한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집행한 금액이 621만2400원으로 가장 많았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5월20일 진행한 ‘코로나 2차위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서 562만3900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6월22일 진행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경제정책기조의 올바른 방향 세미나’에서 498만3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사진=장슬기 기자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사진=장슬기 기자

 

국회의원들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를 논의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6월4일 ‘포스트코로나 고용위기시대의 노동시장 긴급간담회’를 열어 59만5000원을 집행했고,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6월10일과 29일 두차례에 걸쳐 ‘코로나19 위기속 자영업자 구제방안 토론회’를 세입자편과 권리금편으로 나눠 각각 246만1900원, 164만9000원을 썼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6월19일 ‘코로나19 청년고용위기 극복방안 토론회’에서 161만5960원을 썼다.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활발해진 가운데 교육분야 정책개발비 지출도 눈에 띄었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6월26일 ‘포스트 코로나 교육정책 토론회’에서 224만8700원을 지출했고,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 7월1일 ‘포스트 코로나 교육 현안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22만1500원을 지출했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교육위원회 소속)은 6월15일 ‘코로나로 인한 2021학년도 대학 입시 공정성과 형평성을 위한 긴급 간담회’(128만180원), ‘코로나로 인한 2021학년도 대학 입시 공정성과 형평성을 위한 긴급 토론회’(214만3830원), 7월2일 ‘코로나 시대 유·초·중·고 방역 대책, 이대로 괜찮은가’(212만3740원) 등 세 차례 모임을 열었다. 

코로나라는 재난사태에 취약한 계층을 살펴보는 모임도 열렸다. 

남인순·김성주·맹성규·서영석·신현영·최혜영 민주당 의원은 6월30일 공동으로 ‘코로나19, 노인돌봄에 대한 대안은?-노인돌봄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고(남인순 29만6700원, 나머지는 각 30만원씩), 같은당 이용빈 의원은 같은날 ‘감염병시대 차별없는 건강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387만3600원)를 열었다.  

또한 맹성규 의원은 6월17일 ‘코로나19, 한국중년세대 자살과 종교계 역할’이라는 토론회를 열어 92만5500원을 사용했다. 

코로나를 키워드로 한 의료정책 토론회도 있었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6월2일 ‘포스트코로나19외 보건의료산업 해외진출 전략에 관한 토론회’에서 40만원을 집행했고,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6월10일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K바이오&K메디칼 발전방향에 관한 토론회’에서 77만5700원을 집행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6월17일 ‘포스트코로나 대응 한의약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포럼’에서 8만3700원을 집행했다.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이 8월24일 주최한 '위기의 항공정비사업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포스터.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이 8월24일 주최한 '위기의 항공정비사업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포스터.

 

한편, 코로나와 무관하게 해당 기간(5월~8월) 가장 많은 정책개발비가 든 행사는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이 8월24일 주최한 ‘위기의 항공정비사업 이대로 좋은가?’라는 토론회로 759만원이 소요됐다.

다음으로는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이 6월10일 연 ‘엄마! 교육감 전형이 뭐에요?-아산 교육감전형(평준화) 대비 정책토론회’로 628만2600원을 소요했고, 앞에서 언급한 양기대 의원이 주최한 코로나블루 관련 토론회(약 621만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6월26일 주최한 ‘스마트 신도시 재생을 위한 정책토론회’(603만4950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가짜뉴스 관련 국회 토론회는 1건 있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25일 ‘북한 관련 가짜뉴스 문제점과 대응방안 토론회’에 228만7480원을 집행했다. 

그 외 언론관련 토론회는 이용빈·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8월19일 공동주최한 ‘신규 공동체라디오방송 설립 토론회’로 각각 102만5520원, 99만원을 집행했다. 

▲ 미디어오늘이 국회사무처에서 입수한 국회 입법 정책개발비 집행내역 자료 중 일부.
▲ 미디어오늘이 국회사무처에서 입수한 국회 입법 정책개발비 집행내역 자료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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