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도시로 기시 서울지국장이 정보기관에 의해 수차례 미행, 감시를 당했다며 이를 공개적으로 항의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기시 지국장은 구랍 24일 발간된 서울외신기자클럽 회보에서 2월· 11월 두 차례에 걸쳐 수일간 정보요원 4명이 자신의 출퇴근 길을 미행, 감시해 해당 기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기시 지국장은 특히 퇴근후 주일대사관 관계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호텔 식당 입구까지 정보요원이 따라오는가 하면 자신의 단골 식당을 탐문하는 등 극심한 사생활 침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기시 지국장은 프린스 승용차에 운전기사까지 포함 4명의 정보기관 요원이 타고 있었으며 자택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사무실이 위치한 프레스센터 등에서 수시로 모습을 보였고 출퇴근 길은 물론 단골식당, 술집 등에 나타나 자신의 행적을 뒷조사했다고 말했다.

기시 지국장이 이 문제를 폭로한직후 청와대 등은 경위 파악에 들어갔으며 당사자와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 지국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보요원 미행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며 “심지어 (정보기관 요원들이) 운전기사에게 내가 어떤 신분의 누구를 만났는지 노골적으로 물어 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기관이 나를 친북한 인사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내가 정보기관의 요주의 관찰 인물인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기시 지국장은 97년 8월 서울지국장에 부임했으며 85년 NHK에 입사한후 외신부에서 줄곧 한반도 담당 기자로 활동해 왔다. 기시 지국장은 특히 외신부에서 근무도중 북한을 8차례 방문, 방북기를 내 보낼 정도로 북한내에 적지 않은 취재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조총련계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 지국장은 서울지국장 부임당시 한국 정부당국에 의해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가 2개월만에 뒤늦게 비자가 발급된 전례가 있다.
이와 관련 해당 정보기관은 “기시 지국장에 대한 동향 파악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사찰 차원은 아니었다”며 “외국에서도 국익을 위해 간혹 취해지는 조치로서 기본적으로 정보기관의 고유 업무에 반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해당 정보기관은 “현재는 의혹이 해소돼 관련자에 대한 동향 파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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