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지역방송인들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지역방송인들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지역방송 위기] (12)

코로나19는 미디어 생태계를 바꿔놓았습니다. 특히 지역 방송은 생존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비단 코로나19 영향 때문이 아니라 지역 방송은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계속돼 왔습니다. 미디어오늘은 학계와 시민단체, 지역방송 구성원들의 기고글을 통해 지역 방송의 정체성부터 다매체 환경에 놓인 지역 방송의 자구 노력, 나아가 정부의 지역방송 정책에 대한 방향을 묻고자 합니다. 지역방송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잘못하고 있는 부분도 따끔하게 질타하는 목소리를 담겠습니다. 지역 방송 존재가치를 묻는 독자들에게 조그마한 실마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해당 릴레이 기고는 미디어오늘과 MBC계열사 전략지원단이 공동기획했습니다. - 편집자주

 

지역방송이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특히 지역MBC 계열사들이 처한 상황은 매우 심각한 것 같다. 하기야 방송환경 전반이 악화일로에 있으니 지역방송이라고 예외는 아니며 오히려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심지어 일부 지역사의 경우 구성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다고 한다. 예전에는 그래도 네트워크 본사라는 커다란 버팀목이 있어서 그런대로 견디어 볼만도 했지만 지금은 본사 자체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도 버거운 상태로 지역계열사를 돌볼 여력이 녹녹치 않다. 심지어 본사 차원에서 매년 늘어가는 적자의 폭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기 때문에 타개책의 일환으로 지역계열사들을 어떠한 형태로든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까지 치닫게 될지도 모른다.

지역방송의 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러한 말은 그동안 너무나 오랫동안 들어와서 어쩌면 무감각해졌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지역방송의 위기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위기상태의 지역방송을 살려나갈 사람들은 바로 지역방송에 종사하는 방송인들이다. 지금까지 지역방송의 위기는 마치 한낮 기우에 지나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지역방송인들 중에는 “지역방송의 위기는 늘 있어왔다. 그렇지만 잘 버텨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라는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감상에 젖어 있기에는 현재 처한 상황이 너무나 심각하다.

따라서 현재의 지역방송이 맞닥뜨리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방송인들 스스로 살아남으려는 절박함이 담긴 자구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시급한 당면과제가 무엇인지? 해결방안은 없는지? 문제의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마련하려는 각고의 노력과 진지함이 있어야 한다.

▲ 춘천MBC 사옥. 사진=flickr
▲ 춘천MBC 사옥. 사진=flickr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경영의 관점이다. 우선 현재의 상태에서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야 한다. 예를 들어 일 년에 한두 번 사용할까 말까 하는 이동용 중계차를 포함하여 불필요한 장비는 없는지? 제작과 경영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인력 활용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뒤따라야 하는지? 등등 이미 많은 것들을 해왔겠지만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수입원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구상과 시도를 해야 하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서 실천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또한 지역방송은 해당 지역의 시청자인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요한 매체로서의 존재감이 있어야 한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지역방송은 결코 살아남을 수가 없다. 지역방송 종사자들이 단지 자리에 연연하여 대충 정년까지 버티다가 나가려고 한다면 그것은 후대의 지역방송에 엄청난 누를 끼치는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시청자들은 지역방송이 얼마나 열악한 상태에 있는지 잘 모른다. 단지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 콘텐츠를 통해서만 지역방송을 평가할 뿐이다. 그래서 아무리 최악의 상태에 처해 있더라도 프로그램은 잘 만들어 내보내야 한다. 물론 충분하지 않은 제작인력, 예산 등으로 어떻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하소연을 할 수도 있지만, 시청자들은 냉정하게 프로그램으로만 평가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지역방송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지역계열사들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 이러한 지역방송 종사자들의 갖은 노력에 부응하여 본사도 힘을 실어주고 기회를 만들어 주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지역방송인 스스로 자구노력을 하고 그에 대한 결과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프로그램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 외에 다른 사업을 시도할 수도 있을게다.

이러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계열사의 대표이사인 사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조직의 특성상 계열사 사장의 결단과 실천의지가 없으면 실현될 수 있는 게 없다. 사장을 비롯한 지역방송인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할 때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제까지 지역계열사 사장은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인물보다는 본사에서 일방적으로 내려보내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 있었다.

현재와 같은 인사관행으로는 지역방송이 처한 난관을 헤쳐나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지역계열사의 사장을 지역방송 종사자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지역방송인들에게 권한을 주고 책임을 묻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지역에서 추천한 사람이 지역방송 종사자이든 지역의 유지든 또 다른 경영전문가이든 한 번은 맡겨서 지역방송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부 지역사 사장들의 경우 지역방송인들이 사장의 능력을 인정하여 연임을 해주기를 바라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이런 사례가 다른 지역방송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본사에서 내려보낸 사장이 이룬 업적으로 지역방송들을 평가하고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한 것은 본사 사장이 본사 중심의 관점에서 지역계열사 사장을 잘 내려보냈는지에 대한 평가이지 지역방송 자체에 대한 평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짧게는 한 텀 길게는 두 텀 정도 지역방송에서 추천하는 인사로 하여금 사장을 맡게 하여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지역계열사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사여탈권을 지역방송인들에게 주어서 그 결과를 갖고 미래를 결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상파방송들이 정말 어려운 시절이다. 지역방송인들 스스로 살아남으려는 절실한 의지가 표출되어야 하고 본사에서는 이러한 의지가 관철될 수 있도록 최대한 밀어줄 수 있을 때 지역방송뿐만 아니라 MBC 전체의 정상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한진만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 한진만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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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10-10 20:22:49
한국 언론자유지수는 42위(미국 45위)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그러나 언론 신뢰도는 꼴찌(40위)다. 즉, 현재 언론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추측과 가정 그리고 관계자를 통해 기사를 쓴다. 지역방송은 이와 다를까. 지역 언론 대주주 대부분은 재벌과 건설회사다. 예전에는 지역방송에 관심이 많았는데, 한국 언론 전체와 대주주(재벌/대기업/건설회사/기득권/우리사주조합<조합의 이익이 최우선>)를 보니 이들을 지원해주는 게 맞는지 회의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