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구글·페북 vs 프랑스·호주, ‘뉴스사용료’ 대전의 승자는?
구글·페북 vs 프랑스·호주, ‘뉴스사용료’ 대전의 승자는?
프랑스 ‘저작인접권법’, 호주 ‘뉴스미디어 협상법’으로 뉴스이용료 강제 부과 
구글·페이스북 ‘결사 항전’, 결과 따라 한국도 뉴스이용료 요구 가능할 수도 

2014년 스페인은 저작권법을 근거로 구글에 뉴스사용료 부과를 명령했다. 구글은 뉴스 서비스를 중단했고, 스페인은 구글에 항복했다. 구글·페이스북·애플·아마존 등 일명 ‘GAFA’로 불리는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은 개별 국가가 대응하기 힘든 수준이다. 특히 이들이 뉴스 서비스로 수익을 가져갈수록, 전 세계 언론사는 무너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호주가 구글·페이스북과 ‘전면전’을 선포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내놓은 미디어정책리포트 ‘디지털 플랫폼 뉴스사용료를 둘러싼 규제 쟁점과 현황’(작성자 진민정 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해 10월 유럽에서 최초로 EU 저작권지침을 국내법에 적용한 ‘뉴스통신사 및 언론출판사를 위한 저작인접권법’을 신설했다. 언론사를 ‘온라인 뉴스 출판·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연인 또는 법인’으로 규정하고 뉴스사용료 지불 대상을 ‘온라인 공공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명시했다. 구글·페이스북 등이 여기 해당한다.

법에 따르면 뉴스사용료 산정은 ‘뉴스통신사 및 언론출판사의 인적·물적·재정적 투자’뿐 아니라 ‘정치 및 일반 정보에 대한 기여’까지 고려해야 하며 온라인 공공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뉴스이용을 통한 직간접적 수익에 기한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고 뉴스 이용과 관련한 정보와 사용료에 대한 평가를 위해 요구되는 모든 자료를 언론출판사 및 뉴스통신사에 제공해야 한다. 양측이 수익 분배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정부가 위원회를 구성해 개입할 수 있다. 

▲ ‘구글’과 ‘페이스북’.
▲ ‘구글’과 ‘페이스북’.

당연하게도 당사자들은 뉴스사용료 지불 의사가 없다. 리차드 깅그라스 구글 뉴스 부사장은 “언론에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면 인터넷 사용자의 신뢰를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용자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업적 계약이 아니라 관련성에 따라 검색 결과가 결정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검색 엔진에 결과를 포함시키는 것에 대한 보상을 받지 않으며, 반대로 인터넷 사용자가 링크를 클릭할 때 게시자에게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깅그라스 부사장은 이어 “전 세계 미디어 부문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유럽만 해도 한 달간 구글을 통해 뉴스사이트로 이동하는 건수는 80억 건 이상이고, 클릭 수는 초당 3000건 이상이다. 언론사는 (구글을 통해) 새로운 잠재 고객을 유치하고 광고 및 구독을 통해 매출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9월 기준 프랑스 언론사 트래픽의 69%를 구글과 페이스북이 만들고 있으며, GAFA는 프랑스 온라인 광고수익의 80%를 가져가고 있다. 

지난 4월 프랑스 경쟁위원회는 구글에 △프랑스 미디어업계와 뉴스콘텐츠 사용료를 협상할 것 △3개월 내 협상을 마무리할 것 △협상을 통해 언론사 보상 계획을 구체적으로 정할 것을 명령했다. 구글은 경쟁위원회 결정에 항소했고, 이어진 협상은 결렬됐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지난 6월 독일, 호주, 브라질 등 몇몇 국가 특정 매체와 고품질 콘텐츠에 대한 비용 협상을 체결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구글의 전략은 언론사들의 연합전선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 세계 플랫폼 지배사업자인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전 세계 플랫폼 지배사업자인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지난 7월31일 ‘뉴스 미디어 협상법’ 초안을 발표했다. 법안에선 뉴스 콘텐츠 사용료 지불 대상을 페이스북과 구글로 한정했다. 호주는 저작권 문제로 접근한 프랑스와 달리 ‘공정거래 환경 조성’ 측면에서 접근했는데, 신문·방송 등 기존 미디어에 적용되는 각종 법률 규제에서 자유롭고, 라이센스 비용도 내지 않는 식으로 실질적 혜택을 누리면서 제대로 된 보상은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협상력마저 불균형한 시장지배 사업자로 두 곳이 꼽힌 것이다.

‘디지털 뉴스 리포트 : 호주 2020’에 따르면 호주 뉴스 소비자의 39%는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고, 구글 뉴스는 호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뉴스 애그리게이터로 뉴스 소비자의 17%가 구글 뉴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CCC가 2018년 내놓은 디지털 플랫폼 연구 1차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온라인 광고시장은 연간 80억 달러(약 7조 원) 규모로 이 중 절반 이상을 구글과 페이스북이 차지하고 있다.

법 초안에 따르면 구글과 페이스북의 뉴스 미디어 콘텐츠 비용 지불은 의무이며, 법을 어길 경우 건당 최대 1000만 호주 달러(약 85억 원) 혹은 관련 뉴스 기업의 총매출 10%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뉴스 사용료는 호주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인해 손실된 광고 수익 보상 개념이어서 호주 공영방송 ABC와 SBS는 협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용료 협상이 법 통과 이후 3개월 내 이뤄지지 못하면 정부가 강제조정에 들어간다. 

언론사는 ACMA(통신미디어청)를 통해 뉴스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위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연간 수익 14만달러(약 1억3000만원)가 넘는 언론사만 등록할 수 있다. 언론사는 사용료 지불을 요구할 뉴스 소스를 지정해야 하며, 뉴스 소스는 호주 사회 내 민주적 의사결정이나 지역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뉴스’(core news)여야만 한다. 보도준칙도 준수해야 한다. 배껴 쓰고 받아쓰고 조회 수를 노린 저질 기사로는 사용료를 받을 수 없다.

법 초안에 적용되는 구글과 페이스북 서비스는 구글서치, 구글뉴스, 구글 디스커버, 페이스북 뉴스피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뉴스 탭으로, 유튜브는 해당하지 않는다.법 초안에선 구글과 페이스북에 △순서 알고리즘과 뉴스 표출 방식 변화에 대한 사전고지 △오리지널 뉴스 콘텐츠 표시 △뉴스콘텐츠를 공유하는 이용자에 대한 데이터 제공을 행동강령으로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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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구글 홈페이지 화면. 

구글과 페이스북은 호주 정부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8월31일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뉴스 공유를 차단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페이스북은 “2020년 첫 5개월 동안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무료로 23억의 클릭을 호주 뉴스 웹사이트로 보냈다. 이는 호주 미디어 회사에 약 2억 호주 달러에 달하는 추가 트래픽을 지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글은 호주 유튜브 접속자를 대상으로 팝업창을 띄우고 있다. ‘법이 통과되면 대형 언론사만 특별 대우를 받게 되고, 이용자들이 부정적인 뉴스 검색 경험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정부를 비판해달라’는 내용이다.

언론재단 보고서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뉴스사용료 부과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호주나 프랑스의 사례가 성공한다면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용자 데이터 요구나 알고리즘 변경에 대한 사전 고지 등은 국내 플랫폼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국내의 경우 뉴스 산업의 활성화뿐 아니라 뉴스콘텐츠 질의 개선과 디지털 플랫폼 이용자 권익을 규제 정책 방향으로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한편 캐나다도 올해 말 디지털 플랫폼에 뉴스사용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예고해 관련 논의는 점점 국제적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프랑스·호주와 같은 움직임이 미디어의 디지털 플랫폼 의존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며 뉴스사용료보다는 강력한 세금 징수로 GAFA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보고서는 “GAFA의 디지털 시장 지배가 지금보다 더 확장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개별 국가의 미디어 조직들이 그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저작인접권법이든 뉴스미디어 협상법이든 몇몇 개별 국가 차원의 규제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거대 디지털 플랫폼에 맞서 여러 국가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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