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영업비용을 지난해 대비 600억원가량 줄이면서 실적을 개선한 한편, 일각에선 드라마 편성 축소 등 비용 절감 전략에 장기적 우려도 제기됐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상균)는 지난 24일 정기이사회를 개최하고 MBC 측 현안 관련 보고를 받았다. 강지웅 MBC 경영지원본부장은 이 자리에 출석해 8월까지 추정되는 경영 실적을 보고하며 “매출액은 412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6억원 감소하고 영업비용은 4178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00억원 감소했다”고 말했다. 

매출이 감소했지만 영업비용이 눈에 띄게 줄면서 영업이익을 개선한 모양새다. MBC가 2년 간 계속된 1000억원 대 적자를 모면하기 위해 돌입한 비상경영체제로 일정 부분 효과를 봤다는 진단이다. MBC 측은 이날 누적 영업손실은 현재까지 55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514억 원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올 하반기 드라마 전격 축소가 비용 절감 주역이다. 드라마 축소로 지난해보다 430억원의 비용이 줄었다. 코로나19로 각종 행사가 줄면서 156억원의 행사비용이 감소했고, 제도 정비에 따라 일반 경비도 51억원 정도 줄었다.

▲MBC 사옥. ⓒ언론노조
▲MBC 사옥. ⓒ언론노조

강재원 방문진 이사는 비용절감 요인을 가리키며 “드라마 쪽이 걱정”이라며 “비용 절감 측면도 중요하지만 자체 제작하는 드라마가 몇 개냐”고 물었다. 강 본부장은 “올해 하반기 3편을 포함하면 7개다. 기획은 안에서 하고 제작은 외주에 맡기고 PD는 MBC 소속”이라고 했다. MBC는 월화드라마와 주말드라마를 폐지하고 수목‧금요‧일일드라마만을 진행하고 있다. 

강 이사는 “기회조차 없는 PD들 가운데, 그나마 기회를 얻어 경험을 쌓아서 앞으로 MBC의 핵심 역량이 될 수 있는 분들이 나가게 되면 자체 제작이 점점 줄어들고, 중장기적으로 (MBC 경영에) 위험한 것이 아닌지 염려한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최근 드라마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작품을 편성해 신입 PD들에게 입봉 기회가 될 것”이라며 “편당 4부작으로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환 이사는 MBC 측이 부동산 관련 프로그램 뒷광고 여부를 선제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김 이사는 “‘돈벌래(파일럿 프로그램)’와 ‘구해줘 홈즈’에 뒷광고가 없는지 조사해서 보고해주길 바란다. 유튜브 뒷광고와 SBS 유사 중간광고(PCM)도 논란인 상황에 광고 관련 영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선제적으로 의혹이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했다. 강 본부장은 서면 확인해 다음 이사회 회의 때까지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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