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취재원을 협박 취재해 취재윤리 위반 등 문제로 해고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사측을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진행한다.

이 전 기자는 지난 6월25일 해고됐다. 채널A는 이날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고 당시 검언유착 의혹을 받던 이 전 기자를 해고했다. 이 전 기자의 상사인 배혜림 채널A 법조팀장은 6개월 정직, 홍성규 사회부장은 3개월 정직, 이 전 기자와 함께 취재했던 후배 백승우 기자는 견책 징계를 받았다.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사진=김도연 기자.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사진=김도연 기자.

오는 25일은 이 전 기자가 해고된 지 3개월 되는 날이다. 통상 민사소송 전에 진행되는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 신청은 해고일부터 3개월 내 제기해야 한다. 이 전 기자 측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민사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전 기자의 법률대리인인 주진우 변호사는 24일 미디어오늘에 “(노동위 제소 등은) 큰 실익이 없다고 봐서 법원에 바로 민사소송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채널A 노동조합이 24일 ‘채널A와 나의 이야기(A.I)’라는 이름의 첫 노보를 발행했다. 김의태 노조위원장이 쓴 글이다.
▲채널A 노동조합이 24일 ‘채널A와 나의 이야기(A.I)’라는 이름의 첫 노보를 발행했다. 김의태 노조위원장이 쓴 글이다.

채널A 노동조합은 24일 ‘채널A와 나의 이야기(A.I)’라는 이름의 첫 노보를 발행했다. 채널A 노조는 노보에서 이 전 기자를 ‘조합원’이라고 규정하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노조는 이 전 기자가 진행할 소송 비용 일부를 지원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태 제2대 채널A 노조위원장은 노보에 “구치소에서 온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김 위원장은 “법정에서 몇 번이나 눈을 마주치려 했지만 슬쩍슬쩍 방청석을 볼 뿐이다. 순간 그의 모습이 스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기 기자석에 앉아 쉴 새 없이 노트북을 두드렸겠다. 그래서였던 것 같다. 이곳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이유였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한 달 반 만에 본 이동재 조합원의 얼굴은 생각보다 좋아 보였다. 재판 내내 담담해 보였다. ‘이제 괜찮아졌나?’ 한 시간 반 만에 첫 재판이 끝나고 다시 구치소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며 “첫 재판이 있고 며칠 뒤 구치소에 있는 이동재 조합원이 지인을 통해 편지 한 통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이 전 기자는 김 위원장에게 “법정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구속 45일째, 솔직히 힘듭니다. 생활도 힘들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회사에 대한 배신감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합니다…”라는 글을 보냈고, 김 위원장은 “‘괜찮아졌나?’라고 생각했던 내가 부끄럽다.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가 치르고 있는 지금의 대가는 정당한지, 우리들을 공격한 저들을 향해 우리는 당당하게 맞서고 있는지 말이다”라고 썼다.

이어 김 위원장은 “하지만 분명한 건 끝까지 그의 곁을 지켜야 하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동재 조합원, 그리고 우리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대중에게 또 우리에게 잊히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그도 우리도 괜찮지 않다”고 밝혔다.

채널A 측은 24일 이 전 기자의 소송 진행 소식과 노조의 소송비 일부 지원 사실 등에 대해 “(소송과 관련) 사측에 공식적으로 전해온 건 아직 없다”며 “노조가 추진하는 내용은 노조에 문의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 전 기자는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여권 인사와 가까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전 신라젠 대주주)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회유·협박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월17일 강요미수 등 혐의를 받는 이동재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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