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청년의 날 기념식 ‘공정’ 강조 발언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조국과 추미애 내세워놓고 공정 37번이나 언급하는 건 부끄러움을 안다면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청와대는 “어떻게든 대통령의 진의를 깎아내리려느냐”며 “대통령에 기본적 예의를 갖추라”고 반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 정권을 맡은 분들은 부끄러워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며 “맹자가 수오지심이 의(義)의 시작이라 했다. 조국,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 두 사람 어디에서 찾아도 찾을 수 없는 사람을 내세워놓고 공정을 37번이나 이야기한다는 것이 도대체 조금이라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으면 공정을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의의 가장 본질이 공정이라는 점을 들어 “공정을 다 깨고 정의를 외치고 공정을 37번이나 이야기한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고 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며 “참모들도 돌아보시고 제대로 조언하고, 제대로 보좌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청와대는 강하게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현안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진의를 어떻게든 깎아내리려고만 해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위해 정말 진지하게 공정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뜻이 있어야 길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가 ‘감히 공정을 입에 담느냐’라고 얘기를 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기본적인 예의는 좀 갖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문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문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이와 함께 청와대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전략회의에 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동시에 입장한 모습이 포착된 점도 적극 해명했다. 중앙일보는 ‘文, 보란듯 추미애와 동시입장 “권력기관 개혁 돌이킬수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고, 서울신문은 이날 온라인 기사 ‘‘추미애 동시입장’ 文 “권력기관 개혁 돌이킬 수 없다…완결에 매진”(종합)’에서 “문 대통령이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여당과 같은 연장선상에서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고 해석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브리핑하러 오기 전에 올라와 있는 기사들을 봤는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추 장관은 행사장 바깥에서 영접 목적으로 대기하다가 대통령과 만나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접은 노영민 비서실장과 같이 했고, 통상적으로 영접자의 경우 경내 청와대 인사로는 비서실장이 영접자이며, 내각에서 영접을 할 때는 의전 서열에 따라서 영접을 하게 되는데, 의전 서열상 법무부 장관이 높았기 때문에 추 장관이 바깥에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접 후 본 행사장까지 입장하는 데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시간을 포함해서 약 30초 정도 걸리는데, 그 시간동안 독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엘리베이터 안에 노영민 실장 청와대 부속실장, 의전비서관도 같이 동승을 했기 때문”이라고 상세히 답했다.

또한 노영민 비서실장이 청주에 전셋집을 마련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도 청와대는 해명에 나섰다. 조선일보는 이날 오후 온라인 기사 ‘[단독]청와대 “노영민실장, 청주 아파트 팔면서 전세도 준비했다”’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자신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전셋집을 얻은 것에 대해 청와대는 21일 “노 실장은 청주 아파트를 매각하면서 전셋집을 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노 실장이 퇴임 후 2022년 충북도지사 선거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고도 썼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2차 권력기관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2차 권력기관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해당 보도의 확인을 요구하는 질의에 “당시에 청주시 아파트를 매각한 뒤 짐을 컨테이너로 다 옮겨놓았다”며 “이를 계속 방치할 수 없어 전세 계약을 하고 컨테이너에 있던 짐을 옮겨놓았다”고 답했다. 그는 “컨테이너 짐을 옮겨 놓기 위한 전세 계약이었다”며 “정치적으로 해석한 기사들이 있었는데, 과잉 해석하면 조금 오해일 것 같고, 이것은 컨테이너적으로 해석하시면 맞을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스가 총리 앞 취임 축하서신에 대한 스가 총리 명의의 답신서한을 지난 토요일(19일) 접수했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문 대통령의 취임 축하 서한에 감사를 표한 뒤, 양국이 중요한 이웃나라임을 강조했으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해서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 구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토요일 접수한 것을 왜 지금 공개하느냐는 질의에 청와대 관계자는 “통상 외교적으로 그럴 수 있다”며 “9·19선언 2주년 SNS 메시지도 있었고, 등등의 일정을 감안했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