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 민병욱 이사장의 공식 임기가 21일로 끝났다. 언론재단은 21일 이임식을 열고 22일 신임 이사장 취임식을 진행하려 했으나 이임식·취임식 모두 예정된 날짜에 할 수 없게 됐다. 이사장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언론재단 임원추천위원회는 공모 및 심사를 통해 지난달 27일 표완수 전 시사IN 대표이사와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최종 후보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추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문체부가 이사장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복수의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신임 이사장은 추석 이후에나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임 이사장은 늦어도 18일에는 결정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김근호 미디어정책과장은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언제 끝날지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전한 뒤 “예전에도 임명이 늦어졌던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사장 후보에 대한 인사 검증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을 두고 언론계에선 갖가지 뒷말이 나오고 있다. 

임명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두 사람 중 누가 이사장이 될지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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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완수 전 시사IN 대표이사의 경우 언론계 경험이 풍부하지만 고령(1947년생)이 부담이란 지적이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청주고 선배여서 노 실장과의 인연이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지난해 방송통신위원장 하마평에 올랐다가 언론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은 뒤 사실상 낙마한 사례도 언급되고 있다.

2018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이낙연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맡았던 중앙일보 기자 출신 정운현 전 실장의 경우 불과 올해 초까지 정부 부처에 있다가 언론 관련 진흥 사업들을 결정하는 자리로 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현 여당 대표와의 인연이 이사장 업무 수행에 유리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누가 오더라도 신임 이사장에 대한 내부요구는 분명해 보인다. 앞서 언론재단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재단과 언론은 미디어 격변기에 처해 있고 풀어야 할 현안도 쌓여있다. 이사장으로서 이를 헤쳐나갈 능력도 의지도 없이 머물다 갈 요량이라면 뜻을 접는 게 좋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능력’과 ‘추진력’을 요구했다. 노조는 현 민병욱 이사장의 경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언론재단은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바코(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의 프레스센터 관리권 관련 부당이익금 반환 청구 소송 갈등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경영상 위기에 몰려있다. 현재 관련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신임 이사장은 신문협회·방송협회 등으로부터 집중 난타를 당하고 있는 정부 광고법의 수수료 조항 등 언론재단과 관련한 각종 미디어 관련 개정안에도 적극적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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