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에 영향을 줬다며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중징계를 권고한 간부 직원이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이 직원은 최근 회사로부터 사내 회계 처리 관련한 사기 혐의로도 고발당했다. 

청주방송은 18일 오전 기획제작국장, 편성제작국장 등을 역임한 전 간부 직원 하아무개 PD에 대해 인사위를 열었다. 하 PD는 2018년 4월 이재학 PD가 부당해고될 당시 기획제작국장으로 이 PD를 관리한 상급자다. 이 PD 사망 후 직위해제돼 국장 직위에서 물러났다. 

지난 3~5월 이 사건을 조사한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조사위원회’는 조사 결과 이재학 PD 사망에 대한 하 PD 책임이 인정된다며 청주방송에 중징계를 권고했다. 이재학 PD는 생전 하 PD에게 급여 인상 등을 요구한 직후 모든 프로그램 제작에서 하차돼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후 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냈으나 하 PD 등이 법원에서 허위 진술로 일관했다고 억울해했다. 

이 PD는 특히 자기 소송을 도왔던 직원들을 회유·협박한 임직원들에게도 부당함을 느꼈다. 이들은 이 PD 주장을 입증하는 진술서를 쓴 직원들에게 진술서 제출을 취소케 했고 회사에 유리한 진술서를 쓰게끔 강요했다. 진상조사위가 중징계를 권고한 대상은 하 PD 외에도 3명 이상이 더 있다고 알려졌다. 

▲고 이재학 PD가 남긴 유서 전문을 재편집. 디자인=이우림 기자.
▲고 이재학 PD가 남긴 유서 전문을 재편집. 디자인=이우림 기자.

 

청주방송은 하 PD에 간부로서 회사 명예를 실추시킨 책임과 이재학 PD 부당해고 과정의 책임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사기 혐의로 피소된 사실도 인사위 회부 사유에 포함됐다. 청주방송은 하 PD가 일부 프로그램 제작비 중 PD 진행비 집행과 관련 사기 혐의가 확인된다며 지난 11일 청원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하 PD는 이와 관련 결백을 주장하며 사내에 호소문을 돌렸다. 그는 “PD집행비는 고의적으로 집행할 수 없다. 사장, 회장 등에게 사전 프로그램 진행예산서를 승인 받아 진행하고, 지출도 서면 결재를 받고 나야 가능하다”며 “경찰 조사 시 객관적인 증거로 무죄를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 PD 징계 처분은 다음 주 중 결정될 예정이다. 그 외 책임자 징계에 대해 청주방송 관계자는 18일 “9월 내로 인사위를 열 계획이다. 직장 내 괴롭힘 사안이 있는데, 진상조사위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고 내용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하 PD 인사위 개최는 고발 건이 걸려 있어 신속히 추진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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