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와 OBS지부가 16일 OBS 대주주 영안모자 계열사 노동자들과 ‘정리해고’에 맞서는 공동대응에 나섰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영안모자 계열사인 OBS경인TV, 대우버스, 자일자동차판매 소속 노동자들이 모여 각 사업장에 정리해고 등을 예고한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에 대한 공동대응을 펼치기로 하고 공동투쟁단을 발족했다.  

영안모자 측은 OBS에 연이은 인력 감축과 10% 급여삭감을 주문했다. 이 외에도 희망퇴직, 자회사 설립을 포함한 조직 개편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영안모자의 또 다른 사업장인 울산의 자일대우상용차(대우버스)에는 지난달 31일 사실상 공장폐업 수준인 386명의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자일자동차판매(옛 대우자동차판매)에도 휴업과 인력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이들 사업장의 공통분모는 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다. 

이날 공동투쟁단에 참여한 노조는 전국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사무지회, 금속노련 자일자동차판매노조다. 3개 사업장의 노조는 공동투쟁단을 설립하며 “3개 노조는 힘을 모아 코로나19 상황을 빌미로 자행 중인 구조조정을 멈추게 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오전 서울
▲16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영안모자 계열사인 OBS경인TV, 대우버스, 자일자동차판매 소속 노동자들이 모여 각 사업장에 정리해고 등을 예고한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에 대한 공동대응을 펼치기로했다. 사진=정민경 기자. 

박은종 언론노조 OBS 지부장은 “OBS는 2007년 230여 명의 직원이 있었고 2011년 260여 명이었지만 현재 170여 명으로 가장 인력이 많았을 때와 비교해 40%가 감원됐다”며 “백 회장은 OBS 개국 당시 인력 200여명을 말했지만 현재는 132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지부장은 “OBS 노동자들은 임금 반납과 동결을 해왔지만, 백 회장은 올해 적자가 예상되자 ‘인원을 줄여야 한다. (이런 식이면) 내년에 사업을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OBS는 iTV가 사라진 후 400여 개 시민단체 힘으로 탄생한 방송사로, 백 회장은 OBS를 폐업시킬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백 회장은 OBS 취재 차량 운전기사를 해고하고, 주차장을 못 쓰게 하는 등 시시콜콜 간섭을 하고 있다. 인사와 방송에도 개입하고 있을 것이란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백 회장은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할 방송 사업에 자신 없으면 본인 지분을 정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은 “이 기자회견은 투쟁의 시작이며 OBS 지부는 더 이상 백 회장에게 양보나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OBS가 시청자 사랑을 받고 지역 언론으로서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정훈 언론노조위원장은 “영안모자는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하면서 국가와 지자체에서 땅을 샀다. 정리해고를 하고 나서도 그 땅은 남는다”며 “이 땅들로 얻는 이득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영안모자 측은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고, 부동산으로는 ‘장사’를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지난 5월 경기방송 역시 대주주가 경기방송 사업권은 반납하면서 부동산 사업자라는 명칭은 남겨 놨다”며 “언론사를 소유한 대주주들이 반노동적으로, 코로나19 위기를 핑계 삼아 노동자들은 탄압하고 자기 이익은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방송과 마찬가지로 OBS 대주주인 백성학 회장도 이런 ‘먹튀’ 행각을 하려고 하는데 규탄할 것이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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