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반도에 핵무기 사용까지 검토했다는 밥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저서에 청와대가 14일 이례적으로 긴 반박성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남북-북미 관계에 있어 민감한 한반도 문제에는 신중한 입장을 밝혀온 전례와 달리 이날은 2017년 일촉즉발의 상황을 타개 적극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2층 현안브리핑에서 밥 우드워드 부편집인이 쓴 책 ‘격노’에서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 발사시 때 미국이 실제 북한 타격용 미사일을 발사 직전 상황까지 갔다’는 내용이 나온 것과 관련한 청와대 입장을 묻자 “외국 언론인의 저작물 내용에 대해서 청와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는 않다”면서도 당시 설명을 길게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아침에 여러 가지 언론 보도 가운데 ‘한반도에 핵무기 사용이 검토되었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우리가 정리된 입장이 있다. 왜냐하면 이제 국민을 매우 불안하게 만들 우려가 있는 보도였고, 그 대목이 담겨 있어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8·15 경축사를 들어 “여기에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핵무기 사용은 우리 작계에 없고, 한반도 내 무력 사용은 우리나라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라며 “그 점을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 붕괴를 원치 않는다”는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북한을 평창올림픽에 초청한다는 의사를 전세계에 밝히고 결국 북한의 참가로 이어지는 등 남북북미 가교역할을 한 외교노력을 들기도 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신간 '격노'. ⓒ연합뉴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신간 '격노'. ⓒ연합뉴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고위급의 방남, 우리측의 특사 파견, 이후 톱다운 방식의 한반도 프로세스, 1차 남북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2차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져 전쟁위기를 넘어 평화국면으로 반전시킬 수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역사 속을 걸어가는 신의 옷자락을 단단히 붙잡은 문 대통령을 매개로 남북미 3각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 한 언론인의 말까지 인용했다. 그는 “볼턴 조차 평가의 방향은 다르지만 회고록에서 ‘모든 외교적 춤판은 한국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고 자평했다.

이같이 길게 설명한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한반도에 핵무기 80개 사용을 검토했다는,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보도가 나왔으나 당시 상황이 어떠했고 정부가 어떻게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를 넘길 수 있었는지 언급이 없어 조금 자세히 설명을 드렸다”며 “현재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지만 한반도 평화는 시대정신이며,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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