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오늘도 ‘무한도전’ 보셨나요 
오늘도 ‘무한도전’ 보셨나요 
유튜브·웨이브에서 방영 당시 못지않은 인기…1000만 조회 수도 
‘추억’ 소환하는 30~40대부터 10대~20대 신규유입 시청자까지 
MBC, 작년부터 ‘오분순삭’ 등 포맷으로 옛날 예능 재가공해 ‘대박’

2006년 5월6일 시작해 2018년 3월31일까지 MBC에서 방영된 국내 최초 리얼버라이어티 ‘무한도전’(무도)이 종영 이후 2년이 지난 현재도 시청자의 높은 사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습관이 보편화 되고, 지상파 온라인 전략이 달라지면서, 10년전 무도 ‘WM7 레슬링’ 특집부터 무도 시절 유재석의 ‘독설’만 모아놓은 ‘유재석 돌직구 모먼트’ 같은 맞춤형 콘텐츠까지, 오히려 예전보다 콘텐츠가 다양해졌다는 평가다. 

과거 인기 예능·시트콤을 5분 내외의 클립으로 편집한 ‘오분순삭’ 구독자 수는 80만1000명, 총 누적 조회 수는 8월 말 기준 5억5000만회를 나타냈다. 최다 조회 에피소드는 ‘승합차로 속이다가 진짜 헬기 태워버린 태호피디 클라스’로 961만2925회다. ‘오분순삭’ 주요 콘텐츠는 역시 무한도전이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데이터 분석 사이트 ‘녹스인플루언서’(kr.noxinfluencer.com)에 따르면 ‘오분순삭’ 월간 예상 수입은 9335만원~1억6200만원이다. 

▲
▲MBC '놀면 뭐하니?'에 등장한 '오분순삭'. 

무한도전 레전드를 비롯해 MBC 인기 예능 영상을 유튜브 용으로 가공해 올리는 ‘MBC 엔터테인먼트’ 채널의 경우 구독자 수 756만 명, 총 누적 조회 수는 8월 말 기준 111억9000만 회를 기록 중이다. 여기서도 무한도전 영향력은 상당하다. 전체 예능 클립 중 ‘무한도전 추격전 레전드 하이라이트’ 편이 9월11일 기준 1097만607회로 현재 방송 중인 예능 프로그램까지 포함해 전체 1위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무도 콘텐츠는 영상만큼 댓글도 인기다. ‘무한도전 추격전 레전드 하이라이트’ 편에는 52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역대 모든 예능 추격전 중에 제일 레전드는 정형돈 공중전화씬”, “무도는 옛날에 밤에 추격전을 많이 하면서 사람 없는 서울의 밤을 보여준 감성이 너무 좋았다”, “2020년에 보러온 사람 있소?”와 같은 댓글이 눈에 띄었다. 시청자들은 댓글창에서 무도를 비평하거나, 무도를 본방송으로 봤던 시절을 공유하며 소통하고 있다.

또 다른 에피소드 ‘동생들의 귀요미 맏형 명수옹 괴롭히기 모음’ 편에서는 “무한도전은 단순한 예능프로가 아니라 그냥 무도를 본방으로 봤던 세대들을 대표하는 상징성? 그런게 있음 진짜 몇 번을 봐도 꿀잼ㅠㅠㅠ”과 같은 댓글이 일례다. ‘알래스카 항공료 반값내기 배 눈밭 몸개그 대결 족구대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편에서는 “진짜 참...다들 행복해보인다 ^^ 그리고 덕분에 정말 행복했다”와 같은 댓글이 달려있다. 

▲
▲MBC '오분순삭' 가운데  ‘알래스카 항공료 반값내기 배 눈밭 몸개그 대결 족구대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편의 한 장면. 
▲2010년 방영된 MBC '무한도전' 200회 특집 중 노홍철의 모습.
▲2010년 방영된 MBC '무한도전' 200회 특집 중 노홍철의 모습.

무도의 인기는 국내 OTT서비스 ‘웨이브’에서도 드러난다. 9월 첫째 주 무한도전 시청시간은 27만3487시간, 이용자 수는 48만9215명으로 집계됐다. 매주 50만 명의 시청자가 무도를 찾고 있는 셈이다. 9월 첫째주 예능차트 ‘주간 웨이브’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런닝맨’, ‘놀면 뭐하니?’, ‘나혼자 산다’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1~11위 중 종영한 예능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이 유일하다. 무도는 웨이브의 ‘뉴트로 랭킹’에선 ‘런닝맨’에 이어 2위다. 

유튜브에 자사 콘텐츠를 막아놨던 MBC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도를 비롯한 옛날 예능을 본격적으로 풀기 시작했다. ‘생산자’ 입장에선 재방송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새롭다. 무도의 경우 12년간 방영분이 적지 않아서 편집에 따라 무도팬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MBC 입장에선 수익성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게 MBC 콘텐츠 이용 경험을 늘리고, 무도를 비롯한 과거 MBC 콘텐츠를 통한 이용자 시간 ‘점유’ 자체만으로도 무형의 브랜드 상승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MBC 관계자는 “친구냐 적이냐, 사내에서 유튜브를 어떻게 바라볼지 고민이 있었다. 수익 배분 면에서도 유튜브는 네이버·카카오에 비해 MBC에 불리했다. 하지만 많은 이용자가 유튜브로 세상을 보고 있다. 플랫폼의 확장이 중요했다. 현업에서도 유튜브에 올리지 못하면 우리에게 손해라는 불만이 있었다”며 정책 변화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네이버·카카오에서의 조회 수와 유튜브에서의 조회 수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다. 

이 관계자는 “10대~20대에서 무도의 화제성이 높다. 무도를 몰랐거나 안 봤던 이들이 유튜브를 통해 무도 시청자로 새로 진입하고 있다”며 “좋은 콘텐츠는 오랜 기간 사랑받는다는 걸 무도가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와 SBS에서도 MBC처럼 과거 인기 콘텐츠를 활용한 유튜브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전략은 유튜브 내 지상파 콘텐츠 시청시간 점유율을 높이면서 올해 눈에 띄게 증가한 국내 유튜브 이용시간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이 기사는 논쟁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