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코로나19 극복과 민생 지원에 집중하는 대정부질문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야당의 정치공세는 단호하게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들의 병역의혹이 제기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국회 출석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는 관련 질의를 거듭 견제했다.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규명됐다고 주장하면서 국민의힘 등의 의혹제기를 ‘정쟁 수단’으로 일축한 것이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추미애 장관이 아들 문제에 관한 심경과 입장을 밝혔다. 우리가 충분히 알지 못했던 가족에 대한 이야기와 검찰 개혁을 향한 충정을 말씀해주셨다. 당 소속 의원들의 노력으로 사실관계는 많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더 확실한 진실은 검찰 수사로 가려질 것이다. 검찰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기 바란다”며 “정치권은 정쟁을 자제하면서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앞서 추 장관은 13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그동안 인내하며 말을 아껴왔다. 그 이유는 법무부장관으로서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며 “아들은 검찰 수사에 최선을 다해 응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처음으로 ‘송구함’을 밝혔으나, “제 남편은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다” “제 다리도 높은 구두를 신을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는 등 관련 없는 개인사를 꺼내며 구체적 해명은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 위치한 더불어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 최고위원,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민중의소리
▲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 위치한 더불어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 최고위원,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민중의소리

이어진 민주당 최고위의 상당 시간은 추 장관에 대한 의혹 제기를 멈춰야 한다는 주장으로 채워졌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대정부질문이 무차별적인 의혹 제기와 허위 폭로로 얼룩져서 정쟁의 장으로 변질된다면 국민 갈등과 분열을 부추길 뿐”이라며 “민주당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나 허위사실 유포 행태에 단호히 대응하고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추 장관 관련된 여러 제기된 사항들은 현재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많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됐고 야당과 일부 언론이 제기한 여러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고,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많이 밝혀졌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매 회의에서 추 장관 의혹을 반박해 온 김종민 최고위원도 말을 더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에서는 시비를 사실에 근거해서 명백하게 가리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정치적 공방 또는 정치적 진영논리가 아니고 사실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확인하는 과정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추 장관 아들에 대한 제보자들을 언급하며 “무책임한 의혹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당직사병의 문제제기, 지원단장 이 모 대령의 문제제기가 핵심이다. 이 모 대령의 문제제기 중 하나가 서 일병이 자대배치를 할 때 부대배치 관련 청탁을 했다는 것”이라며 “2017년 1월25일 신병대 수료를 마치고 그 자리에서 청탁을 했거나 또는 그전에 청탁을 했다는 얘긴데, 이때가 박근혜 정부 말기로 탄핵이 논의되는 시점이었고 추미애 대표는 당시 야당의 대표였다. 특히 2016년 11월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계엄령까지도 준비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는 발언을 해서 그 당시 민주당과 국방부 간 큰 갈등과 신경전이 예민했던 시기다. 그런 시기에 야당 대표가 아들 문제를 갖고 국방부 혹은 군에 청탁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의혹”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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