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 서아무개군 측이 청탁 주장을 한 부대장과 이를 방송한 SBS를 고발하자 해당 부대장(이철원 전 대령)이 해명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계에선 서군측의 고발조치가 언론 길들이기라고 반발했다.

이에 추 장관 아들 변호인단의 현근택 변호사는 이 전 대령 이 뒤늦게 말을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고, 언론 길들이기 비판에는 SBS가 먼저 잘못에 대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3단체가 11일 ‘특정 언론에 형사 고발부터 앞세우는 과도한 대응을 우려한다’는 성명을 내어 지난 9일 서군의 변호인단이 SBS와 해당 군 지휘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한 것을 두고 보도를 위축시키려는 입막음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SBS 보도가 추미애 장관측 반론도 담고, 특권과 반칙을 감시해야할 책무에 비춰 무리한 보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도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 반론과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데도, 일말의 검토 없이 고발부터 앞세우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형사고발과 사법 조치를 남발하며 길들이기를 했던 과거 정부의 횡포를 좇으려느냐”고 반문했다.

현근택 변호사는 11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SBS에서 먼저 조치해야 한다. 기사가 분명히 잘못됐다”며 “제목에 ‘부대배치에 대한 청탁(실제 제목:“추미애 아들 용산으로 자대 변경 청탁 있었다”)’이라고 돼 있었는데, 실제로는 그 녹취가 아니라 (해당 지휘관 대령과의 녹취) 잘못됐다. 언론사에 먼저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변호사는 ‘형사고발은 과한 것 아니냐’, ‘언론길들이기 아니냐’라는 비판과 관련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SBS가) 책임져야죠”라고 주장했다.

SBS가 지난 7일 8뉴스에서 방송한 녹취록을 들어보면 이 전 대령이 “내가 직접 추미애 남편 서 교수와 추미애 시어머니를 앉혀 놓고 청탁하지 말라고 40분간 교육했다”고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 이 전 대령은 추 장관 아들 가족에게만 따로 말했다거나 직접 만난적이 없다고 시인했다. 그런데도 이 전 대령이 직접 추 장관 아들 가족에게만 청탁금지 교육을 시킨 것처럼 진술했고, 이 내용이 그대로 방송됐다.

현근택 변호사는 지난 9일 SBS 등을 고발하면서 내놓은 입장에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A 대령이 수료식 날 부대 배치와 관련한 청탁을 받았고, 이를 말리기 위해 서씨의 아버지, 할머니에게 40분간 교육을 했다는 취지의 녹취록을 공개했고 SBS는 이를 그대로 보도했다”며 “(서씨 가족은) 수료식날 부대 관계자와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이 없고, 부대 배치와 관련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8뉴스 보도. 사진=SBS 뉴스 갈무리
▲지난 7일 방송된 SBS 8뉴스 보도. 사진=SBS 뉴스 갈무리
▲지난 7일 방송된 SBS 8뉴스 보도. 사진=SBS 뉴스 갈무리
▲지난 7일 방송된 SBS 8뉴스 보도. 사진=SBS 뉴스 갈무리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녹취를 공개해 논란이 됐던 이철원 예비역 대령의 육성과 관련해 이 전 대령 본인이 입장문을 내어 해명했다.

당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을 지낸 이철원 전 대령은 11일 TV조선에 제공한 입장문을 통해 “서군이 미신병교육대에서 교육 중 참모 한 명이 모처에서 서군의 용산 배치 여부를 물었는데, 안된다고 하면서 카투사 부대 분류에 대하여 설명하였다는 보고를 했다”며 “이에 저는 다른 참모들이 있는 자리에서 일체 청탁에 휘말리지 말라고 강조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우려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령은 수료식 때 서군 가족분들에 관해 자신이 말한 녹취육성이 공개된 것과 관련, “미신병교육 수료식에 400여명의 가족분 중에 서군 가족분들도 오셨다는 얘기를 듣고 청탁 관련 참모보고를 의식해 부대장 인사말 및 부대소개 시간에 청탁하면 안된다는 내용을 강조하며 당부의 말씀을 드렸다”면서도 “일부 매체에서 보도된 것처럼 서군 가족분들에게만 한 것이 아니었고 서군의 가족분들을 별도로 접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서군 가족을 별도로 만나지도 않았고, 전체 신병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말이었다는 얘기다.

이 전 대령은 동계올림픽 통역병 건과 관련해 “국방부로부터 통역병을 선발한다는 공문이 하달되자, 참모들로부터 서군과 관련해 여러번 청탁 전화가 오고, 2사단 지역대에도 청탁 전화가 온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에 부하들에게 나중에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지역대별 추첨으로 통역병을 선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현근택 변호사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수료식 때 서군 가족을 만나지 않았다는 이 전 대령 입장을 두고 “수료식날 안만난 것은 인정했다”며 “말이 바뀌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사람한테만 교육한것처럼 얘기하다가 말을 바꿨다”며 “신원식 의원이 편집해서 전달했든 (이 전 대령) 본인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얘기했든, 잘못이라고 판단이 되면 고발하기 전에 그게 아니라고 정정했어야 하는데, 법적 조치를 하니까 뒤늦게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참모가 모처로부터 용산 배치를 물었다는 이 전 대령의 주장에 “그 참모가 누구이고, 모처라는 곳이 어디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때도 참모들로부터 서군 관련 여러번 청탁 전화가 오고, 2사단 지역대에도 청탁 전화가 온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이 전 대령 주장에 현 변호사는 “그건 우리가 확인을 못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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