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여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카카오 문자 논란’을 “드루와 게이트”라고 칭하며 공세 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과방위원들은 “당리당략적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및 무소속 과방위원들은 11일 공동성명에서 “국민의힘은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가지고 권언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과방위 의사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지난달 6일 조선일보 보도(고위직, 한동훈 내쫓을 보도 나간다 전화)를 근거로 이른바 ‘권언유착’ 의혹 현안질의를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당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 대한 MBC 보도를 미리 알고 있었다며 모종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11일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라 정정 및 반론 보도문을 내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보도 내용을 알았다는 권경애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는다다. 또 한 위원장은 ‘MBC 보도 후 1시간 이상 지난 오후 9시경에 통화가 이뤄졌으며 통화 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 9월11일자 조선일보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정 및 반론보도문.
▲ 9월11일자 조선일보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정 및 반론보도문.

민주당∙무소속 과방위원들은 “당시 박광온 과방위원장은 위원장실에서 대기하면서 국회법 제49조 제2항에 따라 여야 간사 간 의사 일정을 협의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간사 간 협의가 이루어지면 즉시 전체회의를 개의하겠다고 분명하게 밝혔지만, 박성중 간사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과방위 위원들은 위원장의 사회권을 강탈하여 독단적으로 전체회의를 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뿐만 아니라 박성중 간사는 과방위 수석전문위원과 행정실장에게 회의 진행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망발과 화풀이를 하고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국회의원의 부끄러운 갑질 행태는 다수의 언론의 취재와 영상보도를 통해 국민들에게 여실히 공개되어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금일 조선일보는 정정보도와 함께 한 위원장의 반론보도문을 게재하였다. 국민의힘은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가지고 권언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과방위 의사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무리한 정치공세를 펼치며 위원장을 비롯한 국회 공무원에 대해 검찰 고발과 공무원윤리위원회 제소를 운운하며 전체 국회의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부끄러운 언행에 대해 명확하고도 진심 어린 사과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카카오 문자’ 논란에 비판을 높이고 있다. 지난 8일 윤 의원이 포털 뉴스 배치와 관련해 본인 보좌진에게 ‘카카오에 항의해 달라’ ‘카카오 들어오라고 하라’ 등 문자 메시지를 보낸 일에 대해서다.

▲ 11일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 갈무리.
▲ 11일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11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윤영찬 의원을 과방위에서 방출하라며 사임요구서를 냈다. 이들은 “윤영찬 의원은 인터넷 기업 네이버 부사장 출신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의 권한을 동종 인터넷기업 경쟁사인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하라 보좌진에 지시하는 부분에 사용했다. 이는 특정 기업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갑질 행동으로 해당 ICT 기업의  법률과 예산심사를 주업무로 하는 국회 과학방송통신기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을 하기에 부적절하다”며 “또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서 언론과 방송의 자유를 보장하고 책임져야 할 공정과 청렴의 중차대한 의무를 저버리고 그 지위를 남용함으로서 과방위원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과거 ‘드루킹 사건’에 빗대어 이번 논란을 “드루와 게이트”라고 이름 붙였다. 배 대변인은 “2015년 10월, 문체위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윤영찬은 영 다른 사람이다. 당시 포털사 네이버 이사였던 윤영찬은 당당하게 역설했다. 2020년 오늘, 여당 의원 윤영찬은 민간 포털사를 이유없이 소환하는 갑질을 해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고발 되었으며 국회 윤리위 회부, 국회 과방위 사보임과 의원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며 “여당 의원 윤영찬은 민간 포털사를 이유없이 소환하는 갑질을 해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고발 되었으며 국회 윤리위 회부, 국회 과방위 사보임과 의원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5년 만에 표변한 대가”라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국민의 힘은 이번 윤영찬 의원 파문이 문재인 정권의 포털 검열과 언론 통제 집착의 방증이라고 본다. 차마 숨기지 못한 못된 습관이 이른바 드루킹, 아니 '드루와게이트'로 툭 터져 나온 것 아니겠나”라며 “국민의힘은 여권의 기도대로 이번 사건을 흐지부지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대형 포털사 출신 인사들을 기용한 문재인 정권의 여론조작, ‘그들만의 알고리즘’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국민들께 소상히 알릴 것”이라고 했다. 배 대변인은 본인 유튜브 채널에 ‘드루와 게이트’라는 제목의 영상을 제작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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