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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라고 했던 조선일보 콘텐츠 관리도구에 기자들 ‘앜’
‘트랜스포머’라고 했던 조선일보 콘텐츠 관리도구에 기자들 ‘앜’
미 WP 개발한 기사 관리 도구 ‘아크 퍼블리싱’ 도마 위에… “미국 문화, 우리에 맞나”

조선일보 편집국이 지난 1일 도입한 AI 콘텐츠 관리 도구 ‘아크 퍼블리싱’(Arc publishing·이하 아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일보 설명에 따르면, 아크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사가 개발한 최신 시스템으로 시카고트리뷴,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이상 미국), 르파리지앵(프랑스)을 비롯해 세계 22국 언론사가 활용하고 있는 도구다. 

사진과 동영상을 자유자재로 첨부하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유튜브 게시물을 원본 그 자체로 보여줄 수 있으며 클릭 한 번으로 뉴스에서 다른 뉴스, 다른 사이트로 이동 가능하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사보에서 아크 도입에 “디지털 미래 첫걸음 뗐다”고 자평했다. 시행 하루 전 홈페이지 광고를 통해서도 “디지털 뉴스 트랜스 포머”라며 홍보했다.

▲ 조선일보는 아크 시행 하루 전 홈페이지 광고를 통해서도 자사가 “디지털 뉴스 트랜스 포머”라며 홍보했다.
▲ 조선일보는 아크 시행 하루 전 홈페이지 광고를 통해서도 자사가 “디지털 뉴스 트랜스 포머”라며 홍보했다.
▲ 지난 10일 “[Mint] 기사 테스트”라는 제목으로 “웅엥웅쵸키포키. 투명드래곤은 짱셌다. 아무튼 셌다” 등 의미 없는 문장을 담은 텍스트가 조선일보 포털 기사로 출고됐다가 삭제됐다. 사진=네이버 뉴스 화면 갈무리. 
▲ 지난 10일 “[Mint] 기사 테스트”라는 제목으로 “웅엥웅쵸키포키. 투명드래곤은 짱셌다. 아무튼 셌다” 등 의미 없는 문장을 담은 텍스트가 조선일보 포털 기사로 출고됐다가 삭제됐다. 사진=네이버 뉴스 화면 갈무리.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도 지난 3월 창간 100주년 기념사에서 “올해는 아크 도입과 함께 우리가 새로운 디지털 비전을 여는 원년이 될 것”, “아크는 조선일보가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헤쳐나가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아크 도입’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자들은 “‘앜’소리 나는 아크”라며 혹평한다. “너무 비효율적이고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일 “[Mint] 기사 테스트”라는 제목으로 “웅엥웅쵸키포키. 투명드래곤은 짱셌다. 아무튼 셌다” 등 의미 없는 텍스트가 조선일보 포털 기사로 출고됐다가 삭제되는 등 아크 도입 후 여러 시행착오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 해프닝은 한 개발자가 바뀐 시스템에서 텍스트와 사진이 포털에 제대로 전송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빚어졌다고 알려졌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위원장 김성모)은 지난 3일자 노보에 8월30일부터 9월2일까지 단체 채팅방에 게시된 질문 190개를 분석했다. 조합원들이 아크로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공개했다.

기사 텍스트, 사진, 표·그래픽 작성 모두에 부담이 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질문 190개 중 45개(23.7%)는 사진 게재에 관한 내용이었다. 기자들은 “외신 사진을 쓸 수가 없다”, “포토센터 사진을 포털에 노출하려면 배포자 설정은 어떻게 하느냐”, “사진은 첨부했는데 미리보기에서 보이지 않는다” 등 질문을 쏟아냈다.

한 기자 조합원은 노보에 “우리에게 익숙한 간단한 기사 제작 프로세스에 엄청나게 많은 선택사항을 덧붙이고, 여러 그릇에 나눠 담아 복잡하게 꼬아놓은 것 같다”며 “햄버거를 만드는데 20가지 재료와 소스를 하나하나 다 고르는 미국 문화가 우리에게 맞는 방식이냐”고 했다. 사진 게시조차 쉽지 않다는 불만이다.

▲조선일보 4일자 사보(위)와 조선일보 노조 3일자 노보.
▲조선일보 4일자 사보(위)와 조선일보 노조 3일자 노보.

뿐만 아니라 그래픽·표 하나 제대로 삽입하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기사를 쓰면서 기사 사본을 만들어 저장하거나 기사를 날렸을 때 복원은 어떻게 하는지, 아크 내 작성된 기사 찾기가 너무 어렵다는 등의 불만이 제기됐다. 기사 작성 시 따옴표 사이에 단어나 문장이 반복되는 오류도 확인됐다고 한다.

노조가 사내 여론을 수렴해 디지털전략실에 전한 질의에서도 아크 도입 시행착오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테면 다음과 같다.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특정 부분이 자가 복제하듯 여러 번 복사·붙여넣기 된다.”

“백스페이스 먹통 등 오류는 왜 생기는 건가?”

“교열된 기사를 수정하거나 지면용 제목을 온라인 제목에 반영할 때 일일이 수작업으로 수정해 저장·업데이트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저녁까지 남아 있어야 하는 등 번거롭다.”

“그래픽과 표 문제가 심각하다. 표 그래픽 만들 때도 병합이 되지 않는 등 간단한 작업조차 불가능하다.”

“왜 제대로 된 매뉴얼조차 없나? 이렇게 문제가 생길 때마다 건별로 대응해야 하나?”

노조는 회사에 “기자들의 아크 사용 불편 및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빠른 시일 내 최소화하고 치명적 오류를 줄이도록 안정화 작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줄 것을 요구한다”며 “현 상황에서 시정이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해 알려주고, 불가능한 것에 대한 대책이 무엇인지 충분한 설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아크 안정화 비상 회의체’(가칭)를 마련해 노·사 대표단의 정기회의(일주일에 한 번 예정)를 긴급히 열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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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잉뀨잉뀨 2020-09-12 10:21:48
지네 일하기 어려워진걸 기사까지 쓰고있네..이런게 특권이지

엽기 조중동 2020-09-11 17:28:42
https://m.youtube.com/watch?v=Nx-ap8hfJ74
엽기 조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