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직무평가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휴가 특혜 의혹이 일주일 내내 터져나왔는데도 지난해 조국 전 장관 때 만큼의 파급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20대 남성의 지지율은 되레 올랐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을 부정평가한 이들이 인사문제를 주요 이유로 제시한 것으로 나와 추 장관 아들 휴가 문제에 대한 여론을 쉽게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갤럽이 11일 발표한 주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기관이 지난 8~10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2명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묻자 46%가 긍정 평가했고 45%는 부정 평가했으며 10%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4%, 모름/응답거절 6%).

대통령 직무 긍정률과 부정률 모두 지난주보다 각각 1%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긍정률과 부정률은 각각 18~29세(‘20대’)의 경우 41%와 39%, 30대는 55%와 42%, 40대 55%와 38%, 50대는 51%와 44%, 60대 이상에서는 35%와 55%였다. 한국갤럽은 최근 3주간 20대에서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갤럽은 20대 남성의 경우 긍정률과 부정률이 각각 28%와 61%→18%와 68%→26%와 61%, 20대 여성은 53%와 27%→43%와 39%→57%와 15%였다고 제시했다. 일주일간 20대 남성의 대통령 긍정률은 8%포인트, 20대 여성은 14%포인트 오른 결과다.

지지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77%가 대통령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93%가 부정적이었다. 무당(無黨)층에서도 부정률이 앞섰다(긍정 29%, 부정 56%).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들(462명, 자유응답)은 그 이유로 ‘코로나19 대처’(39%), ‘전반적으로 잘한다’(8%), ‘복지 확대’(6%),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 ‘서민 위한 노력’(이상 4%)을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부정 평가자들(446명)은 그 이유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 ‘전반적으로 부족하다’(이상 12%)와 함께 ‘인사(人事) 문제’, ‘부동산 정책’(이상 11%)를 가장 많이 제시했다. 이밖에 이들은 ‘코로나19 대처 미흡’, ‘독단적/일방적/편파적’(이상 7%), ‘공정하지 못함/내로남불’(5%) 등을 들었다. 두 달여 간 부정 평가 이유 1순위였던 부동산 문제는 차순위로 밀렸고, 지난주 급증했던 ‘의료 정책’ 응답도 줄어들었다. 반면, ‘인사 문제’와 ‘불공정/내로남불’ 언급이 늘었다. 한국갤럽은 “이는 한시적으로나마 의료계 파업 사태를 멈춘 당정·의협 합의와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의혹 공방 가열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추미애 아들 휴가특혜 의혹 효과가 어느 정도 여론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관심사다. 이날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한국갤럽은 “일각에서는 추 장관 아들 의혹 건을 작년 가을 조국 전 정관 상황에 비견하지만, 이번 주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보면 파급력이 그때만큼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번 주 대통령 직무 평가와 정당 지지 구도는 지난주와 비슷하며, 대통령 부정 평가자들이 답한 부정 평가 이유 순위 변동만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로 인사 문제가 가장 많이 언급된 시기는 취임 초기 내각 인선과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던 2017년 6~7월과 2019년 8~10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지명부터 취임·사퇴에 이르는 기간이었다. 한국갤럽은 당시엔 인사 문제가 부정 평가 이유 1순위였고, 그 비중도 30%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율 조사결과 더불어민주당 39%,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 29%, 국민의힘 19%, 정의당 5%, 국민의당 4%, 열린민주당 3% 순이었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정의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포인트 등락하는 데 그쳐, 전반적인 지지 구도는 변함없었다고 한국갤럽은 분석했다. 정치적 성향별로는 진보층의 62%가 더불어민주당, 보수층의 45%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성향 중도층이 지지하는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36%, 국민의힘 15% 순이며, 34%가 지지하는 정당을 답하지 않았다. 연령별 무당층 비율은 20대가 43%로 가장 많았다.

한국갤럽은 이번주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도 실시했다. 한국갤럽이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이재명 경기도지사(22%),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21%), 윤석열 검찰총장, 홍준표 무소속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상 3%) 순으로 나타났다. 6%는 그 외 인물(1.0% 미만 20여 명 포함), 43%는 특정인을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문재인 대통령의 주간 여론조사 결과 추이를 분석한 그래프. 이미지=한국갤럽
▲한국갤럽이 문재인 대통령의 주간 여론조사 결과 추이를 분석한 그래프. 이미지=한국갤럽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이재명·이낙연 선호도가 각각 3%포인트·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7월까지는 이낙연이 선호도 20%대 중반으로 단연 선두였으나, 지난달 이재명이 급상승해 여권 인물들의 선두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다만 한국갤럽은 “통상 대선 후보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하는데,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낙연(40%)이 이재명(28%)을 앞선다는 점에서 우열을 가르기는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선호도는 여성(18%)보다 남성(25%), 30~50대(30% 내외), 인천·경기(27%) 등에서 높다. 이낙연 선호도는 남녀(20%·21%) 비슷하고, 광주·전라(43%), 더불어민주당 지지층(40%) 등에서 높은 편이라고 갤럽은 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 한국갤럽은 “현직 정치인이 아님에도 꾸준히 차기 정치 지도자 후보감으로 꼽히지만, 선호도는 지난 8월 9%에서 9월 3%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현시점에 유권자에게 내후년 대통령선거의 의견을 물은 결과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7%,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가 39%로 나타났다.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여당 후보 당선(현 정권 유지론)’ 의견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83%), 성향 진보층(76%), 광주·전라(75%), 30~50대(50%대) 등에서, ‘야당 후보 당선(정권 교체론)’은 국민의힘 지지층(93%), 성향 보수층(70%), 대구·경북, 60대 이상(이상 50% 내외) 등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 달 전인 8월 둘째 주 조사에서는 정권 유지론(41%)과 교체론(45%)이 엇비슷했는데, 당시는 부동산 정책 비판 여론이 거센 시점이었다고 한국갤럽은 설명했다.

다음은 한국갤럽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의 개요다.

- 조사기간: 2020년 9월 8~10일

- 표본추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

-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 응답률: 15%(총 통화 6737명 중 1002명 응답 완료)

- 의뢰처: 한국갤럽 자체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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