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5일 한국일보 편집국 등 일부 신문사에 박지원 공보수석이 신년 인사를 돌았다.
박 수석은 과거와 달리 편집국 각 부서를 순례하며 기자들과 일일히 악수를 교환했다.

한 기자의 표현에 따르면 “마치 고별 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구로을 보궐 선거 출마설이 파다한만큼 예사롭지 않게 보이더라는 것이다.

박지원 공보수석은 과연 구로을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인가.
정가에 나도는 분석을 종합한다면 박수석의 구로을 보궐선거 출마설은 상당한 무게를 갖고 있다. 청와대의 한 출입기자는 “박수석 출마문제에 관해 핵심 고위층의 의중을 떠본 결과 시인에 가까웠다”고 전했다. 박 수석 본인도 장기적인 전망에서 구로을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수석의 경우 정권교체와 함께 공보처가 폐지되고 사실상 공보수석실이 국내 언론정책 전반을 관장하고 있다는 점, 과거 공보수석과 달리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실세 공보’란 점에서 박 수석의 거취는 이래저래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정치개혁, 재벌개혁과 함께 언론개혁이 중요한 국정과제의 하나로 대두되면서 공보수석 교체가 현실화될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후임자 하마평이 나돌고 있기도 하다.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의원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지역구 출신이고 청와대로 진입할 경우 의원직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전국구인 김한길의원, 현직 언론인 기용설, 청와대 수석간 수평이동 등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은 ‘시나리오’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박수석 출마 문제는 결국 김대중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김 대통령이 아직은 박수석을 놓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이에 따라 구로을 출마가 물 건너 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내각제를 둘러싼 공동정권내의 홍보전을 감안한다면 지금 상태에서 박수석의 국회진출 보단 청와대 잔류가 훨씬 효과적이란 시각이었다.

구로을 선거는 이신행 전 의원의 확정 판결이후 관련 서류가 아직 선관위에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최소한 4월 중에나 보궐 선거가 실시될 전망이다.

따라서 박수석의 구로을 출마설은 가변적 요인을 갖고 있다. 당분간 박수석의 거취 문제는 언론계 안팎의 관심사 중의 하나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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