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광고·수익 시장 위축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극심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OBS가 내놓은 자체 구조혁신안을 놓고 내부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회사는 경기·인천 지역 민영방송사라는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일하는 조직’으로서 수익을 다각화하겠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구조혁신을 명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되고 지자체 홍보 방송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도국은 2일 회사의 구조혁신안을 놓고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어떤 의견이 모아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일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최근 OBS 사측은 △OBS 정체성 재정립 △일하는 조직으로 개편 △수익 다각화 등을 목표로 구조혁신을 단행키로 했다. ‘서울’에서 ‘지역’으로 방송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경인 지역 지자체 방송사업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 OBS 사옥 모습.
▲ OBS 사옥 모습.

특히 구조조정에 관해서는 △내년 3월을 목표로 한 자회사 설립과 희망 지원자의 OBS 퇴직 후 자회사 입사(회사는 임금 80% 보전 및 자회사 수익으로 인센티브 충당) △근속연수 5년 이상과 만 47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공모 △노조와 협의 후 유급휴직 시행 △지역 중심으로 편성·제작·보도 대전환 등이 이번 구조혁신안의 골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재명 OBS 보도국장은 이 같은 내용을 보도국 구성원에게 전하고 2일 오후 보도국 전체 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회사가 마련한 구조혁신안은 보도국, 아니 회사 전체의 대변환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에 보도국 전체 회의를 통해 회사 구조혁신안에 의견을 종합하고자 한다”며 전체회의 소집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사의 구조혁신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기자는 “지금도 OBS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오디오맨이나 차량 운전 등의 인력을 최소한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의 이 같은 계획은 가장 먼저 비정규직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 뒤 “지역 중심 방송이라는 명분 아래 서울 출입처 기자들을 지역으로 배치한 뒤 지자체 홍보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박은종 언론노조 OBS지부장은 1일 통화에서 “회사는 표면으로 ‘지역성 강화’를 내세우지만 결국 구조조정을 하려는 데 본래 목적이 있다고 본다”며 “사측은 기존 출입처 조정을 통해 기자를 지역에 배분하고 지역 이슈를 발굴하자는 취지라지만 출입처 등이 조정되면 기자들과 비정규직 인력을 줄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재명 보도국장은 이 같은 지적에 “지나친 면이 있다”면서 “OBS가 경기·인천 지역의 민영방송으로서 지역민들을 대변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유 국장은 “내일 총회에서도 혁신안에 여러 구성원의 의견이 나올 것이고 충분히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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