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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미오픽] “뺑소니 사고엔 공분하면서 노동자 사망은 왜 그러죠”
[이주의 미오픽] “뺑소니 사고엔 공분하면서 노동자 사망은 왜 그러죠”
중대 산재 8057건 분석해 ‘죽은 자리에서 또 죽는 이유’ 조명한 KBS 사회부 이슈팀

“KBS는 이번 기획처럼 뼈 때리는 지적을 계속해야 한다.” 8월 KBS 시청자위원회에서 찬사를 받은 KBS 기획은 사회부 이슈팀 ‘일하다 죽지 않게’라는 연속 보도다. ‘일하다 죽지 않게’는 한국의 산재 사망 실태, 사고 유형과 업종, 원하청 비율, 죽음의 외주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 양형기준의 문제와 대기업 산재 은폐 의혹까지 산업재해를 전 방위적으로 다뤘다는 평을 받았다. 산재라는 의제를 꾸준히 제기하는 ‘어젠다 키핑’(agenda keeping) 보도였다. 

지난 7월3일 “죽은 곳에서 또 죽는 일터는 어디?”라는 첫 기사는 중대재해가 잦았던 상위 15개 기업을 공개했다. 1위는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이었다. 이어 현대스틸 당진공장, 고려아연주식회사, DSME, STX O&S 등 순이었다. 9년 간 고용노동부에 보고된 중대재해 8057건을 분석한 결과다. 

이어진 기사는 2018~2019년 산안법 위반 1심 판결문 671건을 분석했다. 피고인의 절반가량이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벌금액수는 458만원에 그쳤다. 피고인의 반성이나 피해자 과실 등을 이유로 감형돼 왔기 때문에 ‘죽은 자리에서 또 죽는’ 사고가 반복됐다는 문제 의식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공사장 추락만 막아도 260명 살린다”, “‘골병 들어도 산재는 먼 얘기’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하소연”,“20만 명 대리기사 중 13명만 가입할 수 있는 산재보험” 등 총 기사 12편으로 산업재해를 두루 살폈다. 

▲지난 7월 KBS 사회부 이슈팀 고아름, 박민철, 홍진아, 송락규 기자와 황채영 작가가 기사와 관련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KBS 사회부 이슈팀.
▲지난 7월 KBS 사회부 이슈팀 고아름, 박민철, 홍진아, 송락규 기자와 황채영 작가가 기사와 관련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KBS 사회부 이슈팀.

KBS 사회부 이슈팀(고아름, 박민철, 홍진아, 송락규 기자, 황채영 작가)은 1일 미디어오늘과 서면 인터뷰에서 “‘내가 일하던 곳이 누군가가 숨졌던 곳이고, 또 나도 숨질 수 있다’는 산재 사고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슈팀 구성원들은 “원청에서 일하다 죽었는데도 하청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원청인 대기업 이름이 기록에 빠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래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장소’를 기준으로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기업을 추렸고, 실명을 공개했다”며 이번 기획 의미를 짚었다. 

이슈팀은 671건의 산안법 위반 사건 판결문 분석에 “결과 자체가 황당했다”고 말했다. “산안법 사건에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고 있을 거라고 미뤄 짐작하긴 했지만 책임자 실형 선고 비율이 2%에 미치지 못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슈팀은 “더 납득하기 어려운 건 판결문에 기재된 양형 사유”라며 “특히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선고한 작업장 내 노동자의 추락 사망사고 사례는 매우 납득하기 어렵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는데 양형 이유가 ‘피고인(사업주)이 최근 모 사단법인 이사장으로 취임해 이사장직의 원활한 수행이 필요해 보이는 점’이 참작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제주도의 한 공장에서 작업 중 목숨을 잃은 고 이민호 군 사건 판결도 이해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사업주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엄벌을 요구했지만 재판부가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다”며 정상 참작 요인으로 꼽아서다. “피해자 유족 측이 사과를 못 받았는데 사업주(피고인)가 반성했다는 점을 판결문 양형 사유로 내세운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렵다.”

▲KBS '일하다 죽지 않게' 연속 보도.
▲KBS '일하다 죽지 않게' 연속 보도.

KBS 이슈팀은 지난 5월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 일하던 하청 노동자 김모씨(62세)가 숨진 사례도 언급했다. 위험한 컨베이어 벨트 작업이라 2인 1조로 일해야 하는데 그는 홀로 작업을 하다가 사고 발생 2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KBS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유가족들은 무엇보다 왜 일터에서 가족이 숨졌는지, 사고 이후 회사 조치는 어땠는지 등 자세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알고 싶어 했다. 이슈팀은 “사실 유가족이 궁금해 하는 사안은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 등의 현장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밝혀지는 내용”이라며 “문제는 이 내용이 산재 피해 노동자나 유가족들에게는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정보 하나를 얻기 위해 산재 신청부터 소송까지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KBS 이슈팀은 “취재 중 만난 한 노무사가 ‘뺑소니 사건으로 사람이 죽는 사건에는 크게 공분을 하면서 노동자 사망 사건에는 크게 공분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내가 일하다가 숨질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단순 사고가 아니라 막을 수 있었던, 일어나서는 안 되는 재해가 바로 산재 사망사고”라고 거듭 강조했다. 

KBS 이슈팀은 지금까지 주로 추락이나 끼임 등 사고에 의한 산재 사고를 다뤘다. 앞으로는 산재로 인정받기조차 힘든 질병에 의한 산재 문제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외국인 노동자 산재 문제 등을 다룰 계획이다. 

이슈팀은 “특히 특고 노동자들은 대부분 하나의 업체에 소속돼 있느냐는 ‘전속성’ 기준 때문에 산재보험 적용 대상자로 분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며 “대리기사의 경우 5년 전부터 산재 처리 대상에 포함됐지만 실제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기사는 13명에 불과했다. 법의 허점과 구조적 문제도 짚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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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9-05 18:33:04
"KBS 사회부 이슈팀(고아름, 박민철, 홍진아, 송락규 기자, 황채영 작가)은 1일 미디어오늘과 서면 인터뷰에서 “‘내가 일하던 곳이 누군가가 숨졌던 곳이고, 또 나도 숨질 수 있다’는 산재 사고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슈팀 구성원들은 “원청에서 일하다 죽었는데도 하청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원청인 대기업 이름이 기록에 빠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래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장소’를 기준으로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기업을 추렸고, 실명을 공개했다”며 이번 기획 의미를 짚었다." <<< 원청과 하청 그리고 아웃소싱 서로 산재 책임을 미루거나 숨기는 사건을 찾아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