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월성 1호기를 억지 폐쇄했다”며 월성1호기를 가동했다면 경제성이 충분했다고 주장해온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의 주장을 반박하는 구체적 수치가 나왔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국회 예결특별위원회 감사원 질의에서 2008년~2017년 10년간 월성1호기 발전단가와 판매단가, 적자액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월성1호기는 미래통합당과 보수신문을 중심으로 원전의 경제성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있다.  

양이원영 의원실에 따르면 월성1호기는 발전단가는 1kWh당 53.55원(2008년), 94.39원(2009년), 95.03원(2011년), 67.59원(2012년), 90.77원(2015년), 98.29원(2016년), 122.82원(2017년)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판매단가는 39.02원, 35.56원, 39.28원, 40.37원, 63.06원, 69.02원, 60.68원으로 나타났다. 2010년은 대규모 설비교체 공사, 2013년~2014년은 계속 운전을 위한 승인대기 기간으로 원전이 멈춰있었다. 

월성1호기 추정 적자규모는 2008년 약 709억원, 2011년 약 1573억원, 2012년 약 1125억원, 2017년 약 1452억원 등으로 매년 적자였다. 양이원영 의원실에서 발전단가와 판매단가를 종합해 직접 산출한 월성1호기 추정 적자 규모는 2008~2017년 총 8799억원 수준이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공개한 월성 1호기 적자규모.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공개한 월성 1호기 추정 적자규모.

 

▲지난 31일 국회 예결위에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는 모습.
▲지난 31일 국회 예결위에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는 모습.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월성1호기 감사를 진행 중인 최재형 감사원장을 향해 “월성1호기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발전단가가 한 번도 판매단가보다 낮아진 적이 없다. 이용률이 95.8%였던 2015년에도 840억원 가량의 적자를 봤다”며 “도대체 어떤 CEO가 계속 저런 원전을 가동하자고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이에 “구체적인 숫자는 잘 알지 못하지만, 경제성 평가를 비롯해서 조기폐쇄 결정이 타당했는지 여부를 감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회의 요구로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을 규명하는 감사원 감사가 시작됐다. 양이 의원은 “감사원장에 대해 (친원전) 편향적 감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원성이 있다. 공익 감사 청구까지 됐다”며 “이 감사가 객관적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이원영 의원은 또한 월성1호기와 같은 노형인 캐나다 젠틀리 2호기가 4조원 가량으로 예상되는 수명연장을 포기한 사례를 소개하며 월성 1호기는 7000억원 가량만을 들여 수명연장을 했고, 이후 고장으로 인한 불시정지가 잦았던 점을 지적하며 안전성 문제를 고려했을 때 폐쇄는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수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중수로 원전 이용률에서 월성 1호기는 2015년 95.8%, 2016년 53.3%, 2017년 40.7%로 매해 눈에 띄는 하락세였다. 

▲월성 원전.
▲월성 원전.

앞서 조선일보는 “(월성 1호기) 계속 가동 시 이익이 3707억 원이라는 한수원 자체 보고서가 (올해) 3월에 나왔다”고 보도했는데, 당시 월성 1호기 정부 정책 이행 검토를 위한 TF는 월성 1호기 이용률을 85%로 전망해 적용했다. 

양이 의원은 이날 원자력 시장이 축소되고 재생에너지의 경제성 및 고용 창출 효과가 높아지고 있다며 “소모적 논쟁을 끝내고 전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서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1983년 등장한 월성 1호기는 2012년 운영 허가 기간이 만료된 노후 원전으로 2015년 수명연장이 이뤄졌으나 지난해 말 영구 정지 결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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